종교성지 익산에서 느끼는 4색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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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성지 익산에서 느끼는 4색 종교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6.10.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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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종교문화축제가 개최된 가운데 전북 내 종교지도자들이 익산의 4대 종교를 탐방하는 시간이 있었다.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국내 4대 종단에 몸담고 있는 지도자들은 각각의 종교를 이해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나바위화산천주

4대 종교의 4가지 색깔을 익산에서만 느낄 수 있다. 종교간의 마음과 마음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4색 종교의 길이 있다.
동양 최대의 사찰 미륵사지와 천년고찰 숭림사, 남녀유별의 유교적 전통 속에 복음을 전파하려는 조상의 지혜와 독창성이 돋보이는 두동교회,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된 나바위성당과 순교성지 여산숲정이, 원불교 순례지인 원불교중앙총부 등이 있다.
익산에 오면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4색 종교를 한꺼번에 즐기게 된다.
마음가는 대로 익산의 4색 종교 유적지를 따라 걸어보자.

▲천년고찰 숭림사_방(方)·하(下)·착(着)… 쉬고 버리고 내려놓다
숭림사는 달마대사가 창건한 중국 숭산의 ‘소림사’를 기념하여 창건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규모는 작지만 봄에 사찰에 이르는 벚꽃 길과 보광전의 닫집과 천정벽화가 아름답다. 예로부터 인근 학생들의 소풍 장소로 사랑받아 온 곳이다.
또 이곳에서는 나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시간을 체험할 수 있다. 숭림사 템플스테이다.
숭림사 템플스테이는 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 과정을 통해 나를 깨우치는 시간을 갖는다. 참선과 108배로 스스로를 가다듬고 다도와 명상을 통해 마음을 보듬는다. 자연에 몸을 맡긴 후 호젓한 휴식을 취한다.
또 발우공양으로 음식을 먹는 법과 그 의미에 대해 되돌아본다. 이른 아침 빗자루를 들고 숭림사 입구를 쓸다보면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사찰에서의 쉼표여행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숭림사 http://www.sunglimsa.com 063-862-6394

두동교회

▲전국 유이(唯二) 두동교회_남녀칠석 부동석 ‘ㄱ’자로 풀다
익산 성당 두동마을은 600년 역사를 가진 집성촌으로 산과 들과 금강이 어우러진 전형적인농촌마을로 마을입구에 아름다운 벽화가 있다. 이 벽화를 따라 조금 걷다보면 현대식 교회 앞에 정갈한 옛 교회 건물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 교회가 우리나라에 2개 밖에 남아있지 않는 ‘ㄱ ’자형 교회 중의 하나인 두동교회이다. 이는 1929년도 건립되었으며 강단 중심을 한쪽은 남자석 그리고 다른 한쪽은 여자석으로 서로 바라볼 수 없게 하였다. 남녀유별의 전통 속에서 남녀 모두에게 신앙을 전파하려고 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ㄱ자형 교회 안에는 몇 가지 비밀이 더 숨겨져 있다. 갈탄을 보관했던 장소 그리고 오래된 의자, 풍금도 정겨움을 더해준다. 잠자는 영혼을 깨워주는 종탑 종순이가 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모습이다.

2002년 4월 두동교회는 ㄱ자형 교회로 역사적 전통성을 인정받아 전라북도 지방문화재자료 제 179호로 지정됐으며 한국기독교사적지 제4호로 지정받았다.

▲남녘 최초의 성당 나바위 성당_천주교 첫 사제가 첫발을 내딛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신부가 첫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여 건립된 성당이다. 나바위 성당은 우암 송시열 선생님께서 ‘아름다운 산이라고 해 ’화산(화산)‘이라고 명명해준 화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겉에서 보는 나바위 성당은 마치 유럽에 여행을 온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내 동양적인 미를 느끼게 된다. 서까래가 드러난 복도는 한옥이다. 양 옆으로 난 창문은 팔각형이다. 이 건물은 프랑스 신부가 설계하고 중국 사람들이 건축에 참여하면서 고딕양식과 중국식 팔각형 창문이 한국의 서까래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반질반질한 나무 바닥이 마음을 비춘다. 한국의 유교문화를 반영한 남녀의 자리가 구별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기다란 창문에는 스텐인글라스 대신 한지가 발라져 있다.
성당을 나와 십자가의 길을 걸어 망금정에 오르면 그 옛날에는 금강의 물이 넘실거렸을 들판에는 비닐하우스가 넘실거린다.

여산성당 전경

▲순교의 향기 여산숲정이_신앙이 뭐길래 목숨을 걸다
여산숲정이는 1868년 무진박해 때 순교한 신자들이 묻힌 곳이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절정에 달하던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났을 당시, 금산(금산, 진산)과 완주(고산) 지역에 숨어 있던 신자들이 여산 관아로 끌려와 25명 이상이 순교를 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순교한 신자들 중에는 일가족 6명이 모두 처형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순교자들은 숲정이와 장터에서 참수형 혹은 교수형으로 처형되었고 동헌(지금의 경노당) 뜰에서는 얼굴에 물을 뿌리고 백지를 겹겹이 덮어 질식시켜 죽이는 백지사(白紙死) 형이 집행되었다. 옛 여산동헌 뜰에는 당시의 박해 사실을 증명하듯이 대원군의 척화비가 서있다. 목숨과 바꾼 신앙의 선조가 있어 오늘날 천주교가 굳건히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곳은 천주교 전주교구의 제2의 성지로 천주교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 천주교 여산성당 063-838-8761

원불교총부

▲원불교중앙총부_ 근대건축 양식을 맛보다
원광대학교 정문에서 함열 가는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원불교의 성지이자 중심인 원불교 총부가 나온다. 1924년 9월 원불교 총본부로 원불교익산총부를 건설하면서 최초로 지어진 본원실을 비롯해 1927년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의 처소로 지어진 금강원 등 8개 건물과 2개의 탑이 초창 기 모습 그대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원불교인들의 성지임은 물론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15만평의 대지 중 어떤 곳을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 조금 막막해진다면 미리 문의해보고 성지해설사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일반인들이 둘러볼만한 곳들은 대부분 문 앞쪽으로 모여 있으니 너무 오래 걸어 다니게 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불교 총부는 원불교가 낯선 이들도 들려볼만 하다. 원불교의 초창기인 1920~1940년 쯤 일제 강점기의 근대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양식의 건물들이지만 대부분 현대식 건물로 바뀐 지금은 옛 건물들이 잘 보존된 이곳이 특별한 곳이 되었다. 그래서 2005년 등록문화재 제179호로 지정됐다.
* 원불교중앙총부 http://www.wonbuddhism.or.kr  063-850-3132
/익산=문공주 기자·gongju6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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