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은 9일 전국 십승지 조사 연구용역 결과보고회를 개최하여 정감록에서 제시하고 있는 호암이 부안군 변산면이 아닌 고창군 아산면 호암(壺岩) 아래 반암마을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정감록 용역에서 밝혀낸 사항은 십승지 중 아홉 번째 장소가 부안 호암(壺岩)이 아니라, 고창 아산 호암 아래 반암마을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풍수학자 김상휘 박사는 “정감록(선조 때 발행 추정) 지은이가 태종 때까지는 고창 아산 반암(흥덕현)이 부안현으로 되어 있었지만, 그 후 흥덕현을 폐하는 과정을 지명 변천사에서 정확히 추적하지 못한 오류를 범했다.”라고 지적했다.
정감록에서 피승처로 말하는 곳은 전국 60여 곳으로, 부안 호암이라고 기록된 것은 행정구역 변경 이전 ‘태종14년(1414) 보안을 부령에 합했다가 1415년에 분리 후, 그해 8월 다시 합했고, 태종16년 7월에 갈라놓았다가 12월에 다시 부안으로 합했다가, 그 다음해 흥덕진(興德鎭-고창흥덕 내 호암)을 없애고 본 현에 이속시켜 부안진이라고 했다.(전북전래지명총람)
이후 1914년 군ㆍ면 폐합 때 다시 흥덕진(부안 일부)을 이웃 흥덕군과 무장군에 편입 고창군 아산면으로 옮겨진 과정을 오늘날 풍수집필자들이 지명의 변천사를 확인하지 않은 실수라고 말했다.
또한, 김 박사는 “호암이라고 하는 지명은 일명 병바위(병호(壺).바위암(巖))로 불리며 반암(호암)마을을 지켜주고 있는 인천강 옆에 서있는 거대 괴암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육당 최남선의 ‘심춘순례’에 선운산과 고창 아산 반암마을의 존좌바위, 소반바위, 병바위(호암)를 소개하면서 이곳을 산여수(山與水)가 두르고 흘러 십승지라고 기록된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부안 변산에 호암이라는 지명도 없고 현대판 풍수서에서 논리도 맞지 않는 이곳을 십승지로 기록한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반암마을은 그동안 개발되지 않았던 풍수와 연관된 명당을 활용하여 주변관광지와 기암ㆍ괴석을 연계한 스토리텔링화를 통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여 농가소득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 할 계획이다.
※ 십승지지란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피란(避亂), 보신(保身)에 적합한 10곳의 장소를 말하며 이에 대한 기록은 정감록, 징비록, 유산록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 십승지 : 고창 아산, 남원 운봉, 무주 무풍면, 공주 유구읍, 보은 속리산, 합천 가야산, 예천 금당실, 영주 풍기읍, 봉화 춘양면, 영월 상동읍
/고창=한병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