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안전한 산행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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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안전한 산행 문화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4.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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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소방서 119구조대장 염정길

 

 포근해진 기온과 만개한 꽃, 이제는 묵은 겨울을 털어내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산을 오르기 좋은 봄철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반강제적인 자가격리를 하며 오랫동안 실내에만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자 시민들은 답답함, 우울증,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에 노출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즐길 수 있는 ‘혼산’(혼자서 하는 산행) 등이 대체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 또한 자연적인 밀집을 피하고, 2m 이상의 거리 두기를 지킬 수 있는 야외에서의 활동은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봄 날씨의 산행은 오히려 감기에 걸리기 쉬워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등산로 곳곳에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어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해빙기인 봄철은 겨우내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서 주변 축대, 옹벽 등의 강도가 약해져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낮과 밤의 큰 기온 차로 인해 땅이 얼었다가 녹으면, 평소보다 미끄러워 낙석과 추락사고의 위험이 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산악사고 발생 원인에서 실족 및 추락이 40.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산악사고는 20~30대보다 50~70대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므로 노년층의 경우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고창 선운산의 수리봉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하다 발을 헛디뎌 50대 여성이 20여 m 아래로 추락해 신고를 받고 구조 후 헬기로 병원에 이송했지만 안타깝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시민들의 낮은 안전의식과 공공기관의 부족한 안전교육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봄철 등산 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소방재난본부는 등산로를 벗어난 무리한 산행이 실족이나 추락으로 인한 사고를 부른다고 설명하고, 안전한 산행요령을 아래와 같이 안내했다.

첫째, 잔설 및 낙엽 밑의 빙판을 주의한다. 봄이라고 해도 산은 평지보다 기온이 낮으므로 아직 눈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둘째, 빙판이 의심되는 곳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해지기 전에 하산한다. 등산로의 상태를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불편하더라도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젠 착용 시 빈번히 발생하는 실족사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셋째, 협곡을 지날 때는 낙석 및 낙빙에 주의한다. 봄철에는 땅이 얼고 녹기를 반복해 바위가 약해져서 1년 중 낙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따라서 등산 중 바위에 함부로 손을 짚거나 디디면 넘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발을 내딛거나 손으로 잡기 전에 흔들리지는 않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넷째, 사고를 대비해 주변 위치를 숙지한다. 빠른 구조를 위해 내 위치를 꼭 알아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사고 발생 내 위치는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등산로 중간중간 세워져 있는 기둥에 국가지점번호가 적혀있다. 국가지점번호는 도로명 주소가 부여되지 않는 산, 들판 등에 설치해 기관마다 서로 다른 위치표시체계를 통일,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이 번호를 알아두고 신고한다면 구조대의 도착 시각을 단축할 수 있다. 또한, 국립공원 탐방로에는 약 500m 간격으로 다목적 위치 표지판이 설치돼 있는데, 다목적 위치 표지판에는 현 위치의 고유 번호가 있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각 국립공원 사무소와 가까운 119의 연락처가 있어 빠르게 신고할 수 있다. 그리고 QR코드가 있어 스마트폰으로도 산행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이처럼 구조요청 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릴 수 있다면 구조 또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다섯번째, 스마트폰을 이용한 GPS 활용이다. 구조시스템은 신고자가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하면, 휴대전화 기지국 반경으로 위치가 상황실에 표시되는데, 이는 최대 1~2km까지 오차가 발생한다. 이 경우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주소를 확인해 정확히 찾아가기 쉽지만, 해상이나 산악사고 시에는 신고자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어 구조 현장까지 도착하는 데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 GPS 기능이다. 신고자의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 기능을 활성화하고, 각종 지도앱을 이용해 GPS 위치정보를 알려주거나, 안드로이드 혹은 아이폰 앱스토어를 통해 ‘119신고’ 앱을 설치 후 간단한 조작으로 현재 GPS 위치정보를 119상황실로 전송할 수 있다. GPS 위치정보를 입수한 구조대는 최단 시간 내 신속하고 정확하게 구조 현장에 도착할 수 있고, 구조 임무 수행 간 신고자와의 거리 및 도착 예정 시간의 정보를 제공함으로 요구조자의 심리적 안정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여섯번째, 여분의 옷을 준비해 조난 및 기상변화에 대비한다. 산의 기후는 예측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일교차가 큰 봄철에는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능선이나 산 정상에서는 바람이 불면 초 속 1m당 체감기온이 1.6도씩 낮아지는데, 봄철에는 바람도 많이 불기 때문에 일교차와 더불어 큰 주의를 필요로 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땀이 잘 마르는 소재의 등산복을 착용하고, 옷이 젖으면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 체온 조절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일교차를 고려해 외투를 챙기는 것이 권장된다.

이 외에도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등산하는 것이 중요하며, 돌발상황에 대비해 응급상비약, 구조요청용 호루라기, 손전등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고창소방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밀집 장소를 기피함에 따라 봄철 산을 찾는 등산객 증가에 대비해 선운산, 방장산 등 고창 관내 주요 산에 대한 산악사고 긴급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독자분께서도 산악사고 예방을 위해 산행 전에 안전산행 수칙 숙지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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