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등급판정 개선, 속도와 방향 모두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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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등급판정 개선, 속도와 방향 모두 지지부진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7.11.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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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쇠고기 등급기준 개선에 46.2% 동의, 등급기준 마블링에 편중돼

쇠고기 등급 판정 기준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아직까지 개선실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의 ‘축산물등급판정기준’ 자료에 따르면 소 도체의 등급은 크게 ‘육질 등급’과 ‘육량 등급’으로 구성돼 있다. 흔히 좋은 고기라고 말하는 1++, 1+등급은 이중 ‘육질 등급’의 기준이다.

‘육질 등급’을 판정하는 기준은 흔히 마블링이라고 불리는 근내지방도와 육색(고기색깔),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5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근내지방도(마블링)는 맛을 판정하는 기준으로 육질등급 판정의 기본 기준이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마블링이 높은 쇠고기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지적으로 인해 쇠고기등급제 개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축평원이 실시한 ‘쇠고기 등급기준에 대한 대국민 의견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쇠고기 등급기준 개선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응답자의 절반정도인 46.2%였다. 필요하지 않다는 11.8%의 응답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등급기준의 개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등급의 기준이 마블링에 편중돼서(1+2순위 68.0%)’라는 이유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지 못해서’라는 수치도 22.9%에 달한다. 마블링을 벗어난 새로운 기준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축평원은 소비자의 제도개선 요청에 맞추어 등급기준을 보완하기 위해 2015년부터 학계와 연계하여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그 중 마블링(근내지방)과 관련된 연구는 ‘맛 관련 소도체 품질평가 항목 발굴 및 등급판정 적용조건 설정 연구’사업(과제명 한우특성화사업단)으로, 계획에 따르면 2015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0억원을 투입해 5차 년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사업은 2019년에 소도체 등급제도의 개선방안 마련을 연구개발의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5개 육질등급이 완성된 시기는 2004년 12월이다. 15년 만에 등급기준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축산경제연구원의 ‘육류 유통 실태조사’를 보면 조사 응답자들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구입할 때 품질에 대해 고려하는 사항은 신선도(53.6%), 맛(22.0%), 육색(13.5%), 등급(6.4%), 브랜드(2.6%), 연도(1.9%)의 순으로서 신선도와 맛이 전체의 75.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쇠고기 등급판정 평가기준에 신선도가 반영된 항목은 없다. 같은 축평원 인증대상인 닭과 오리의 경우 등급기준에 신선도가 품목에 포함되어 있으며 등급표시 방법에 등급판정일도 함께 표시하도록 규정된 것과 비교된다.
이와 관련해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 제고로 인해 마블링 중심의 현 쇠고기 등급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축평원이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나 너무나 지지부진한 속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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