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우리 주변은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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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우리 주변은 괜찮습니까?
  • 장인천
  • 승인 2016.02.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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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방경찰청 경찰관기동대 장인천

최근 뉴스에 계속 보도되는 울산 계모 의붓딸 살해사건, 인천 아동학대 사건, 초등학생 학대 살해 후 시신 훼손 사건 등은 우리 사회에 충분한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모두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이제 더는 이런 사건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된 시점에서 강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문제는 처벌이 아니라 아동학대의 근본적 접근법이다.

우리는 이렇게 놀라운 사건을 통해 아동학대 사건을 알게 됐고, ‘당연히 내 주변에는 이런 일이 없겠지, 저런 사람이 어디 흔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와 비슷한 아동학대는 일상에 숨어 있다.

아동학대는 단순히 아이를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것에 한정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아이를 몰아세우는 것 또한 아동학대 중 하나인데, 특히 부모님의 사이가 좋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을 겪거나 부모님의 분풀이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학대를 당할 확률이 아주 높다. 부부싸움을 하는 것은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두 번 다투는 것이 아니라 자주 다투고, 말싸움이 아니라 서로 듣기 거북한 욕설, 신체적 폭행 등을 행하는 것은 아이의 교육에 악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부모만이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가족 구성원 간에 갈등이 존재하거나 가족 상호작용이 약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으며, 사회적 고립이나 사회적 지지체계의 결여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신체적인 체벌에 대해 허용적인 우리 문화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으며 체벌이나 훈육의 의미가 포함된 폭력은 정당하다는 관념이 아동폭력을 발생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이제 아동학대는 아이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권역별 아동폭력 근절센터를 구성키로 했다. 아동폭력에 대해 의료, 복지, 법적으로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가정 내 아동폭력을 막을 수는 없다. 법과 제도를 밑받침으로, 열린 시민정신과 부모의 올바른 관념, 사회 구성원의 인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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