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질서의식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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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질서의식부터 바꿔야
  • 허성배
  • 승인 2014.07.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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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성 배 /칼럼니스트

  교통이라는 어휘만 들어도 그런 말이 필요 없던 옛날이 그리워진다.

  짚신 신고 바랑 메고 백 리 길도 천 리 길도 멀다 않고 걸어 다니던 길. 흘러가는 구름도 쳐다보며 산딸기도 따 먹고 싸여서 덮인 낙엽도 밟으며 산 넘고 물 건너 걷고 또 걸어 다녔다. 조깅도 필요 없고 명상을 위한 선이나 묵념도 필요 없이 걸으며 생각하고 걸으며 운동하고 유유자적(悠悠自適) 한가로이 한평생을 살아가던 때도 있었다.

 그러던 우리들의 생활이 날로 복잡해지고 세게인 구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또한 세계가 한지붕 한나라처럼 좁은 생활권 속에 살게 되면서 우리는 자유로운 생활과 생각마저 잃어가고 있다. 학교나 직장도 버스나 지하철이 실어다 주지 않으면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우리들의 두 다리는 이제 옛날 같은 큰 역할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우리의 삶을 영위해주는 중요한 교통수단은 이제 두 다리가 아니라 기계가 맡아서 해주게 된 것이다.

 어쨌든 세계 72억 인구가 사는 세상 어디를 가나 이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형태가 달라졌고 따라서 서로 만나기 위해. 알기 위해. 일하기 위해 쉴 사이 없이 다녀야만 하는 세상이 되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노인들도. 무언가 하고 다녀야 한다. 따라서 생활 수준. 문화 수준의 척도는 그 집의. 또는 그 나라의 생활 수준. 문화 수준을 대변해 주게 되었다.

 그 집에는 자가용이 잇느냐. 차종은 무어냐. 또 그 나라에는 비행기가 몇 대며. 배가 몇 척이나 있느냐로 빈부와 문화의 척도를 가늠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자가용이 급격히 늘었다고 해도 평균적으로 집집이 자가용을 한 대나 두 대 가지고 있는 구미 각국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먼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 이다. 자가용을 갖기 위한 우리들의 질서 의식이 너무나 무질서하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부정부패 척결은 말할 것도 없고 공공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률로 제재. 경범죄도 가혹한 벌금형을 때리고 껌을 씹으려면 처방전이 있어야 하며 쓰레기를 길가에 버리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한번은 우리나라 돈으로 60만 원 두 번 걸이면 120만 원이 부과된다고 한다.

 이렇게 법질서가 엄격한 싱가포르에서는 길거리에서 휴지 찾기가 보물찾기나 같으며 혹 화분에 물을 주다가 넘쳐 거리 모퉁이에 물이 고였다 하면 어김없이 3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무허가 건축물이나 무허가 영업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며 불법 집단행동은 즉각 구속한다고 한다.

 또한.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사법당국은 최근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직 국회의원이 6년의 징역 실형을 받은 사실을 볼 때 부패 으뜸 국에다 자살 2위국가. 교통 법규 잘 안지키는 1위국가. 입법부와 정치권의 면책 특권이라는 부끄러운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대조적이기도 하다.

 “교통질서의 의식”하면 먼저 줄서기를 잘하라느니. 택시나 합승을 할 때 새치기하는 따위의 비겁하고 몰지각한 행동을 하지 말라느니. 버스나 전철 안에서 연로자나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예의를 잘 지키라느니. 하는 행위 등이 중요시 됐다. 수치스러울 정도로 유치한 초보 의식조차 부르짖고 가르치지 않고는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려고 개찰구를 나가 계단을 내려가다 서로 먼저 타려고 밀고 앞지르는 바람에 수백 명이 넘어지고 밟혀 죽은 참사의 어이없는 비극을 우리는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비극과 수치를 넘어서 지난 몇 년 사이에 우리들의 줄서기 의식. 기다리는 인내심과 예의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몇 년 후면 기다리지 못하고 차례와 순서를 무시하고 새치기하는 따위의 야만 행위는 스스로 하지 않을 정도로 교통질서 의식이 확립되리라고 믿는 바이다. 필자의 생각은 자동차 1천900만대 시대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앞으로 교통질서 의식이 파괴하는 주범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우리모두의 교통질서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기다릴 줄 아는 예의.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차례 의식이 철저 하다면 아무리 만원 버스나 만원 지하철. 열차 그리고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조용히 공정하게 문화 국민의 공중도덕 정신이 생활화되어야 할 것이다. 갈수록 교통의 무질서는 도를 넘어 무단주차로 골목길은 말할 것도없고 인도나 도로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어 교통문화의 후진성으로 부끄러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자가 운전자거나 남의 차 기사이거나 속도와 거리와 앞뒤 차례의 질서를 혼란 시키지 않고 엄수 하려는 의식만 뚜렸하다면 공중도덕은 물론 공정사회 질서와 함께 이 지상의 참사는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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