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말 현재 건강보험재정에서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6.4%에 이른다. 즉, 약품비만 줄여도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는 2013년 수가협상과정에서 약국 수가 2.9% 인상(추가재정 657억)안에 합의하면서, 부대조건으로 ‘동일성분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저가약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로 한 올 상반기 대체조제율은 작년 수준에 비해 0.006%p 증가한 0.089%로 나타났다.
합의된 부대조건과는 달리 전혀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체조제 절감액은 매년 40조원 이상 소요되는 건강보험재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국별로 대체조제율을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 전체 약국 중 절반 이상이 동일성분 저가약 대체조제를 단 1건도 하지 않다.
금년도 전체약국 2만 968개 기관 중 저가약 대체조제를 단 1건도 하지 않은 약국은 1만535개로 전체 대비 50.2%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에 있는 B약국은 지난 3년간 55만1천건(약20억)이나 청구하면서 단 1건의 저가약 대체조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대체조제를 실시한 약국들은 얼마나 많은 양을 대체조제했을까?  대체조제를 실시한 약국 중 95%이상의 대체조제율은 1% 미만이었다. 10%이상 대체조제를 실시한 약국은 매년 2만개가 넘는 약국 중 30개 정도에 불과했다.
전체 약국의 절반이상이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가 가능할까? 추가 재정소요가 657억원으로 예측되는 높은 수가인상으로 모든 약국이 혜택을 봤지만, 건보재정 절감차원에서 제시한 부대조건인 동일성분 저가약 대체조제는 절반이상의 약국이 단1건도 실시하지 않았고, 그나마 실시한 약국의 대체조제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건보재정의 적자 위기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동일성분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이 제대로 활용된다면 매년 건보재정의 약 26%정도를 차지하는 약품비 비중을 낮추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약국 중 절반 이상이 대체조제를 단 1건도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약국도 건보재정의 적자 위기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다수의 약국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앞으로 닥쳐올 건강보험 재정위기를 위해서라도 현재의 동일성분 저가약 대체조제 정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개선하여 대다수의 약국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