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의 첫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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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의 첫 질문
  • 김승연 서문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3.01.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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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칼럼

지금이야 그런 가게가 없을 테지만, 한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장사하는 분들이 하도 고객을 많이 속여 먹어서 여론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업가는 자신은 그런 장사꾼이 아니라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 옷을 만들고 남은 천(비단옷감)을 돌려주거나 고객이 가져온 재료로 제품을 만든 다음 남은 금이나 은을 되돌려주는 사업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이미 유대인들의 상거래에서 일상화되었던 일이었습니다. 솔로몬 탈무드에 보면 다음과 같은 상거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 천국에 들어갈 때 그 문에서 첫 번째 질문이 “너는 세상에서 기도를 얼마만큼 했느냐?” “너는 세상에서 헌금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 “너는 세상에서 자선을 얼마만큼 베풀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도와주었느냐?”가 아니라, “너는 세상에서 상거래 할 때 얼마나 정직했느냐?”라고 묻는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랍비 중에 ‘서먼터’라는 랍비가 있었습니다. 그는 성경이나 탈무드, 유대의 도덕적 가르침을 일상생활에 깊이 심었을 뿐 아니라, 실천에 옮기는데 노력한 랍비로 유명합니다. 그 랍비는  유대인의 가게를 정기적으로 순회하면서 꼭 두 가지를 조사하거나 점검했습니다. 첫째는 유대교 계율에 따르면 짐승의 도살이나 소, 양을 요리할 때 사용하는 칼은 꼭 랍비가 허락하는 칼만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기에 점검했고, 둘째는 상인들이 정직하게 거래하고 있는가를 조사하며 말이나 저울, 상품의 무게, 크기, 품질, 가격 등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유대인의 ‘미드라시’(Midrash, 성경주석의 설교방식, 역대하 13:22, 24:27)에는 상거래에서 정직을 관철하는 것은 그 자체가 성경의 계율을 실천하는 것이란 구절이 있을 정도입니다. 즉, 상거래에서 부정을 행하는 자는 성경을 파괴하는 자와 마찬가지라는 일종의 경고였습니다. 그래서 13세기의 위대한 랍비 ‘모세 이사크’는 “양복을 짓고 남은 천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양복점, 품질 좋은 가죽으로 구두를 만드는 양화점, 무게와 분량을 속이지 않는 고깃간 주인들은 랍비보다도 내세에서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설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세의 많은 나라들은 자국의 경제와 상업을 발전시키고자 할 때 자국에 유대인이 없으면 유대인을 초청해올 정도였습니다. 폴란드가 그 중의 한 나라인데, 왕은 유대인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경제를 부흥시키려고 애썼습니다. 그리하여 유대인들은 폴란드 실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큰 지위를 차지했으며, 폴란드에서 최초로 은화를 만들 때 히브리어가 새겨지기까지 했습니다. 유대인 초청은 큰 나라뿐 아니라, 작은 영주국들까지도 경제를 부흥시키려면 유대인을 초청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증오한 나머지 600만 명을 학살한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른 것도 유대인들이 독일의 상권과 경제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히틀러는 그런 유대인에게 상술이나 상거래를 배우려 하지 않고 학살했으니 그도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자살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도 잘 살고 있는데 더 잘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좀 더 잘사는 것보다 좀 더 정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오래 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은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하는 경제성장이 더 이상 없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성경에서 창조주 예수님은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마 16:26)”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합니다. 그러니 하나 밖에 없는 인간의 생명을 어찌 좀 더 잘사는 것에 비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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