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비자금 운운한 통 큰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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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비자금 운운한 통 큰 사기단
  • 투데이안
  • 승인 2011.01.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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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숨겨둔 비자금 계좌를 관리하고 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려던 사기단이 덜미를 잡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건축업자 A씨(52)는 전직 대통령들의 비자금을 소재로 삼아 사기극을 벌이기로 마음먹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B씨(51), C씨(53)를 공범으로 끌어들였다.

이들은 말끔한 신사복 차림을 갖춘 뒤 사기 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였지만 양복 안주머니에는 치약, 칫솔, 동전 몇 개, 교통카드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A씨 등은 평소 안면이 있었던 김포공항 국제선 납품업체 대표 J씨를 찾아갔다. 이들은 J씨에게 "혹시 주변에 해킹 잘하는 사람 없냐"고 물었고 J씨는 옆 사무실 컴퓨터업체에서 일하는 D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J씨와 D씨를 불러놓고 본격적으로 사기극을 시작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에 로비해 전 정권과 전전 정권이 조성한 무기명 계좌 비자금 수십조원을 이체 가능하도록 실명계좌로 전환해 놨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감옥에 있는 전직 청와대 실세 안모씨(가상인물)로부터 허락을 받았으니 티 안 나게 해킹해 대한예수교장로회 등 명의 계좌(속칭 밥그릇) 10개에 7000억원씩 분산해 이체해 주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꼬드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50조원이 입출금된 것으로 조작된 예금통장 칼라복사본, 통장 명의인 인감증명서, 보안카드 발급 위임장 등 서류를 보여주며 J씨 등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후 A씨 등의 본색이 드러났다.

이들은 "누군가 이미 6조원을 먼저 인출해 빨리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활동비가 떨어져 큰일"이라며 "급한 대로 300만원만 경비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등의 범행은 곧 들통 났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 이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강서경찰서는 공항에 잠복하고 있다가 A와 C씨를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달아났다.

경찰은 검거된 A씨 등을 사문서 변조, 변조 사문서 행사, 사기 미수 등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현재 도주한 C씨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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