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몇 초의 시간이 생명을 구하는 버저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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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 초의 시간이 생명을 구하는 버저비터
  • 전미희
  • 승인 2014.03.17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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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경기 뉴스를 접하다 보면 ‘버저 비터(Buzzer Beater)로 승부를 갈랐다’라는 표현이 가끔 보인다. 버저 비터는 뒤지고 있는 팀이 단 몇 초를 남기고 종료 시간과 동시에 슛을 던져 골인에 성공하여 승부를 뒤집는 결과를 남기는 슛을 말한다.

 이것은 농구경기를 할 때의 표현이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1분 1초’라는 표현은 어떠한 상황에서 시간의 절박함을 표현할 때 쓰이는 시간의 단위이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생과 사를 가르는 구원의 밧줄과도 같은 시간일 수 있다.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 이 시간은 소방관으로서 허투루 허비하지 말아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화재나 구급상황으로 인해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면 긴급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싸이렌과 경광등을 울리며 출동하게 된다.

 긴급한 구급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태우고 가다 보면 보호자들이 하는 말은 언제나 똑같다. “좀 더 빨리 가주시면 안돼요?”  또한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소방차가 조금만 더 일찍 왔어도 피해를 덜 입었을 텐데” 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소방관으로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긴급출동할 때의 시간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생명의 시간이다.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 대다수의 시민들은 차량을 도로 한쪽으로 비켜주지만 일부 차량은 좌우 차선으로 비껴 줄 여유가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소방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차량이 있다. 현재 이러한 차량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소방관서에서 시민들을 규제하기 위해 소방차 방해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아파서, 우리 집이 불에 타고 있는데 소방차의 운행을 방해하는 차량 때문에 제 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무의식중에 소방차량을 가로막는 짧은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는 시간 일 수 있다.  그 ‘1분 1초’가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버저비터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방차량이 싸이렌을 울리고 경광등을 켜고 출동할 때면 양보 운전을 해주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전미희 익산소방서 대응구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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