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알뜰 동거족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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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알뜰 동거족 증가세
  • 윤복진 기자
  • 승인 2013.09.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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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평 원룸. 가전제품 완비. 생활비 포함 월 10만원. 등·초본 지참.’
남원에서 유학 온 대학생 박모(22·여)씨는 저렴한 자취방을 구하던 중 ‘룸메이트’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보다 부쩍 오른 월세가 부담스러웠던 유씨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씨는 “보증금 부담도 없고 월 20만~30만원 사이의 월세도 절반가격인 10만원이면 된다”며 “서로의 생활만 존중한다면 함께 생활하는 것도 상관없다”고 했다.
최근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방값을 아끼려는 대학생들 사이에 ‘동거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와는 달리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대학가 주변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부쩍 오른 자취방의 월세가 부담스러운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룸메이트’나 ‘하우스 메이트’와 관련된 사이트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이트에 자신이 원하는 방값이나 생활비, 성별 등을 올려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다.
전북대 인근 한 부동산중계업소 대표는 “방값을 아끼려는 학생들이 방을 구한다음 인터넷 사이트나 벽보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다”며 “전주는 보수적인 성격이 강해 이성보다는 동성 룸메이트를 구했지만 최근에는 이성 룸메이트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값을 절약하기 위한 ‘알뜰 동거족’들이 늘어나는 사이 동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성과의 동거를 원하는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한 룸메이트 사이트에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린 김모(29)씨는 “혼자 사는 게 적적해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이성 룸메이트를 구한다”며 “가전제품은 완비하고 있으니 들어와 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이 대학생들의 동거에 대한 개방된 모습은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반면 동거문화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한 여성 단체는 ‘각종 미디어에서 경쟁적으로 동거를 미화하고 있고, 청소년들이 이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미디어에서는 동거를 대한 책임이나 현실적 문제보다는 일종의 게임이나 놀이로써 보여주고 있다”며 “동거는 TV에 보이는 것처럼 달콤하거나 환상적인 것이 아니라 책임이 뒤따르는 만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윤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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