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전담경찰관 이제 믿고 의지해도 됩니다!
상태바
학교 전담경찰관 이제 믿고 의지해도 됩니다!
  • 하상욱
  • 승인 2013.06.18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성화 고등학교인 줄포자동차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인권부장을 맡아 근무한 지도 올해로 3년이 지나고 있다. 한 해가 다르게 학생들과 교육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는 것도 이제는 변화에 둔감해지는 것 같다. 특히 작년 한 해는 방송과 언론매체를 통해 교육계 최고의 이슈는 학교폭력이 아닌가 싶다. 

며칠이 멀다하고 뉴스와 신문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학생 및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내용들로 방송과 지면이 가득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통령과 정부는 경찰을 학교폭력을 전담하는 학교폭력 전담팀을 만들어 학교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하였다. 

처음 이런 소식을 접한 나와 학생부 일을 하는 동료 교사들은 경찰에의 학교폭력 개입에 상당한 거부감과 반감을 가지고 경찰들의 학교폭력전담팀을 바라 본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 신학기를 시작하지도 않은 2월에 신입생 반편성 고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2학년 학생과 신입생의 스쿨버스 자리다툼으로 3학년 학생이 개입하여 신입생의 얼굴을 2번 밀친 사건이 일어났다. 

신입생은 교무실로 와서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학교도 교육청의 지침과 메뉴얼 대로 조사하고 학교폭력 전담팀에 신고를 했다. 경찰관이 학교로 와서 학생들을 신문하고 조사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심한 자괴감과 허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특히나 다른 선생님들과 내 앞에서는 그렇게 거짓말을 하던 학생들이 경찰관 앞에서는 순한 양처럼 말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너무나 쉽게 모든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경찰과 공권력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을 다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사실과 경찰들이 학생들을 일반 범죄자, 죄인 취급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나 스스로의 편견과 기우였음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속에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학교폭력대책회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교사위원과 학부모위원보다 오히려 징계 수준을 낮추어 주었으면 하는 학교폭력전담팀의 의견과 부안경찰서 측에서 징계 차원의 처벌로 운영하는 부안 내소사의 템플스테이 등의 활동을 통해 가해 학생의 정서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을 자극하려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징계가 끝난 후에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심으로 전화와 학교방문을 통해 추수 지도를 실시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교사들이 해야 하는 부분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는 느낌을 다른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생부를 담당하고 있는 내 자신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어릴 때 어머니가 가출을 했고, 고등학교 1학년인 작년 5월에 아버지가 자살을 했고, 홀로계신 할머니 혼자서는 거동조차 힘든 가정 형편의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학교에 다니면서는 도저히 혼자서 가정의 형편을 이끌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자퇴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학교폭력전담 팀장님은 이 학생이 자퇴한 후에도 우리 학교에서 교사들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이 학생에게 베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 팀장님은 이 학생의 집에 자주 방문하여 상담도 하고 대안학교에라도 이 학생을 넣기 위해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에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이 앞섰다. 

이를 통해 나는 징계와 처벌보다는 학교폭력전담팀 역시 누군가의 부모이고, 삼촌이고, 때로는 인생의 선배로서, 때로는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관으로서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상담하는 모습에서 정말 고마움과 감사함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이제는 학생들도 팀장님이 학교에 오시면 반갑게 인사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 내가 가졌던 생각에 대해서 많은 부끄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올해는 학교폭력예방교육도 팀장님이 직접 오셔서 경찰 정복을 입고 현장의 이야기와 사례들을 바탕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는 강의로 다른 어떤 교육 때보다도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란 게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노력이 큰 것도 있지만, 언제나 웃음을 띠시며 학교에 방문하시는 부안경찰서 학교폭력전담팀의 수고와 노력이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장님과 서장님! 그리고 전국의 전담경찰관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상욱 부안 줄포자동차공업고등학교 인성인권부장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