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고통 안중에도 없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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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고통 안중에도 없는 카드사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3.01.0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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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오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종료하면서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설 명절과 새 학기를 앞두고 쇼핑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고객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이자 할부 종료 사실을 모르고 주말을 이용해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나섰다가 무이자 여부를 놓고 계산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목격되곤 했다.

백화점이나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유통업체는 물론 항공사나 인터넷 쇼핑업체들도 무이자 할부를 유지하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으로 대형가맹점이 판촉행사를 할 때, 관련 비용의 50%를 초과하는 비용 지원을 하면 안된다는 조항이 생겼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출혈경쟁을 막아 절감된 비용을 중소 가맹점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인데, 엉뚱하게도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 카드사와 대형마트는 지난 연말 무이자 할부비용 분할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가 없었다.
양측 모두 영업규제, 가맹수수료 인하 등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인해 경영실적이 악화되며 입지가 좁아진데다, 무이자 할부의 성격에 대한 이견도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무이자 할부가 가맹점 매출증대에 기여하는 판촉행사고, 따라서 관련 비용 절반은 대형마트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형마트는 신용카드 회원들의 편의를 위한 생활 서비스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무이자 할부 논란은 당분간 쉽게 풀리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지원을 잘못된 관행으로 보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반면 유통업체들은 실적 악화로 고심하던 터라 무이자 할부 종료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이 카드 무이자 할부가 대부분 생활 필수 분야에서 전격 중단되면서 사실상 서민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대형 할인점뿐 아니라 항공요금과 통신요금까지 무이자 할부가 안 돼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된 셈이다.
더욱이 무이자 서비스가 사라지면 소비자들의 할부수수료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설상가상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2월 말 해당 업체에게만 통보하고 고객들에는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채 불과 10여일만에 무이자 할부를 중단한 것이다. 당연히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이자 할부는 미래 부채가 되므로 비록 좋기만 한 것은 아니나 당장 목돈이 없는 서민에게는 긴요한 수단인게 틀림없다.
게다가 국내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새해 들어 주력 카드의 부가 혜택 축소에 나섰다. 전체 고객의 절반가량이 쓰는 인기 카드는 전월 실적 강화, 포인트 적립과 할인 한도 축소, 연회비 인상 등 조처를 한 것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등 관련업체들의 이해관계로 정작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는셈이다.
자기 밥그릇만 쳐다보는 속 좁은 행태에 카드사들이 너무 눈이 멀었기에 하는 말이다. 정치권이나 정부 역시 법만 개정해놓고 뒷일은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는 태도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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