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실패' 히딩크 감독, 향후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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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실패' 히딩크 감독, 향후 거취는?
  • 투데이안
  • 승인 2009.11.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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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마법은 이뤄지지 않았다.

맹장 거스 히딩크 감독(63)이 이끄는 러시아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슬로베니아에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티켓을 내줘 당초 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1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러시아는 이날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반 44분 슬로베니아의 즐라트코 데디치에게 선제골을 내줘 0-1로 끌려갔고, 후반전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러시아는 원정골 다득점에 따라 슬로베니아에 출전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고비마다 마법같은 힘을 발휘했던 히딩크 감독의 신출귀몰한 용병술은 슬로베니아의 육탄수비에 막혀 위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1998프랑스월드컵과 2002한일월드컵, 2006독일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한국, 호주 사령탑을 맡아 두차례 4강과 16강(호주)진출 업적을 세웠던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에서 또 하나의 기적 창출을 노렸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

독일월드컵 이후 러시아로 자리를 옮긴 히딩크 감독은 의욕적인 행보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2008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용병술을 앞세워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러시아의 4강 진출을 이뤄내 '역시 히딩크'라는 찬사를 받았다.

히딩크 감독은 올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사령탑을 겸하면서도 러시아대표팀에 대한 책임감을 공공연히 드러냈고, 5월 2008~2009시즌이 마무리되자 미련없이 러시아로 돌아갔다.

궁극적인 목표였던 러시아와 본인의 남아공행을 이뤄내기 위한 히딩크 감독 나름의 대처방식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예선 조별리그에서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난 것이 탈이었다.

남아공월드컵 유럽지역예선 4조에 속한 러시아는 핀란드, 웨일스, 아제르바이잔,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7승1무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으나, '전차군단' 독일에 2연패하며 결국 조 2위로 밀렸다.

축구계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비록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 맞상대인 슬로베니아를 무난히 제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안방에서 가진 1차전에서 실점을 허용, 개운치 않은 승리를 거뒀고 결국 이것이 독이 돼 본선행 좌절까지 이르게 됐다.

이제 관심사는 히딩크 감독의 다음 행선지가 어느 곳이 되느냐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2007년 9월 러시아축구협회와 계약 연장에 합의, 오는 2010년까지 지휘봉을 잡게 되어 있다.

그러나 2010년까지의 계약기간은 본선행에 성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이 이번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히딩크 감독이 본선행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 간 첼시에 머물며 흔들리던 팀을 다잡아 FA컵 우승까지 이끄는 등 녹슬지 않은 지도 능력을 보인 바 있어 프로팀 또는 대표팀으로 옮겨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축구협회를 적극 후원하고 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의 지지와 그동안 침체됐던 러시아 축구에 활기를 불어넣은 공로 등, 잔류에 무게를 실을만한 여지도 남아 있어 과연 히딩크 감독이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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