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정책금융공사의 대기업 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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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줄 모르는 정책금융공사의 대기업 편애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2.10.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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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사의 대기업 편애가 식을 줄 모른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이 정책금융공사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한해 정책금융공사가 지원한 금액 11조 5,146억원 중 63.7%인 7조 3,311억원이 신성장, 녹색성장, 지속가능산업에 지원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비중이 더욱 늘어 70%에 달했다.
반면 일반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은 20% 수준에 머물렀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자금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안정기금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한푼도 지원되지 않았다.

정책금융공사의 설립 목적, 존재 의의 자체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신성장, 녹색성장, 지속가능산업 지원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기업 편중 현상이 더욱 뚜렷한 가운데 2009년부터 지난 8월까지 이들 세 영역에 18조2,794억원이 지원됐고, 이 중 대기업에 지원된 액수가 7조2,235억원으로 약 40%에 달한다.
예를 들어 녹색산업의 경우 2011년도 지원금액 7,853억원 가운데 3,226억원(41%)이 대기업에 지원되었다. 그런데 2012년 1월부터 8월까지는 지원 규모와 비중 모두가 더 늘어 9,985억원의 54.4%에 해당하는 5,436억원이 대기업에 지원됐다.
그밖에도 해외 프로젝트나 ‘고용창출 특별자금’ 역시 대기업들을 위한 잔치였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미 대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고, R&D와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이런 대기업들에게 정책금융공사가 ‘고용창출’을 이유로 수천억원의 특별지원을 하는 것은 전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정책금융공사의 대기업 편중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0일 자료를 내고 올 초 만들어진 ‘신성장산업 종합지원단’이 올 9월말까지 총 6,300억원의 지원실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진영욱 사장은 “짧은 시간에 신성장 유망산업에 대한 정책금융의 신모델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2012년 8월말 기준) 공사가 신성장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에 지원한 액수는 7,900억원(약 27.2%)에 불과했고, 대기업에 지원한 액수는 1조600억원(36.5%)을 넘었다.
더욱이 이미 7월 업무보고 당시 신성장산업 등에 대한 대기업 지원 과다가 지적된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정책금융공사가 자신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에 대해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금융안정기금은 아예 마련도 못했고, 신성장·녹색산업 등에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보다 대기업에 대한 지원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공사가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존재목적과 자기역할을 찾지 못한다면 차제에 산업은행과 재통합까지 포함한 근본적 개혁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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