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대학 필수가 아니라 선택 이예요!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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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대학 필수가 아니라 선택 이예요! (기획)
  • 박윤근 기자
  • 승인 2012.02.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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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이다. 상급학교로 진학하기도 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한다.
익산 관내 초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지난 달 1일 전북과학고등학교, 이리고등학교 졸업을 시작으로 어양, 영등초등학교 이 달 17일까지 이어진다.


익산 유일의 여성 전문계 고등학교인 원광정보고등학교는 8일 졸업식에서 전문계(여상) 150명, 음악과 48명 등 총 198명이 졸업생을 배출한다.

전문계 고등학교임에도 70%에 이르는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한다. 고졸 우대 채용 바람으로 지난해에 비해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다소 늘어 취업률을 36%이다. 이 학생들은 한국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 11명, 대기업, 중소기업 현장사무직 등에 취업을 했다. 이 중 우리은행 익산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학생을 만났다.

“지금 청약예금 해약하면 고객님께 많이 손해인데요?”

지난 6일 오후 익산시 창인동 우리은행 익산지점. 청약예금을 해약하면 고객에게 얼마나 손해인지를 차분하고 꼼꼼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저축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있지 않는다.

은행원 베테랑처럼 보이는 이 주인공은 이제 입사 5개월 차인 이단비(사진 19세) 주임. 이 주임은 지난해 9월 초 이 은행에서 실시한 고졸 채용을 통해 입사한 ‘새내기’ 직원이다. 그녀는 5주간 연수를 마친 후 10월 24일 이 지점에 첫 출근했다.

사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객들로 인해 단 1분도 그녀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업무가 끝난 후 저녁 식사 직전에 짧은 대화를 했다.

8일 졸업을 앞두고 있는 원광정보고등학교 3학년인 이 주임은 당초 대학 진학을 목표로 내신을 생각해서 전략적으로 원광정보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런데 3학년 초기에 선생님과 여러 차례 진로상담을 통해 대학에 갔을 때와 취업을 했을 때 장단점을 듣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금융기관의 고졸자 채용기사를 보고 “대학이냐 취업이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친구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은 조언은 해주셨지만 취업이든 대학이든 네가 선택하라고 했다. 부모님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라고 이 주임의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었다.


그녀는 4녀 중 차녀이다. 위로 대학생인 언니,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동생이 있다.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고 무엇보다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이나 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목적이 뚜렷하지 않았다. 고졸채용이 본인에게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대학진학이 아니 취업을 선택했다. 우리은행에서 전국 총 85명을 채용했고 전북지역은 6명인데 그 중 한 명이다.

선배들은 잘 가르쳐 주고 많이 챙겨준다. 업무를 잘 익히고 빨리 처리한다는 칭찬도 들었다. 덕분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 월급 타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적금도 들었다.


 

은행 문이 열고 닫는 시간이 그녀 출퇴근은 아니다. 그녀는 아침 7시 40분에 출근 보통은 밤 8시에 퇴근을 한다. 한달에 3~4번 키 당번을 하는 날에는 9시에 퇴근한다.
확실한 성격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취업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으며 앞으로 본인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 인정받는 은행원이 되겠다고 말한다.

고객 대기 의자에서 일을 처리하는 그녀 모습을 보며 사회는 전쟁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올해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어머니와 우연히 대화를 했다.

용돈은 제외하고도 1학기 학비 400만원, 입학금 90만원, 기숙사비 연 400만원 총 890만원을 준비해야 한다. 다행이 1/2 장학금을 받아 학비는 1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정말 부모 등골이 휘는 학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되는 보장도 없다. 대학 4년에 연수 1년이 기본이라고 하니 대학을 졸업하려면 도대체 얼마의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는 것일까?! 그녀가 갑자기 효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익산원광정보고등학교 취업부장인 최선홍 선생님은 “지난해보다 고졸자에게 좋은 일자리가 많아졌으나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내 자식은 대학에 꼭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대학을 졸업하면 보다 좋은 일자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나름 이해는 하지만 뚜렷한 목적 없이 무조건 대학을 가거나 기업체의 구인과 학생들의 구직 궁합이 맞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학생들은 물론 나라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익산=박윤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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