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벌서부터 잊혀질 건인가
상태바
'도가니' 벌서부터 잊혀질 건인가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1.10.26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영화 '도가니'의 파장으로 일반학교 뿐만 아니라 특수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성범죄가 도마위에 올랐다.

‘도가니’가 책으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또 쉬쉬 넘어갈 수도 있었던 큰 사건이었다. 또 금새 우리의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없던일로 되돌아가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도가니’는 실제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학생들을 상대로 다른 사람도 아닌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굶기고, 감금하고, 폭행, 폭언,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당사자인 학생들은 그 악몽같은 기억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데도 정작 가해자들은 가벼운 처벌을 받고 버젓이 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화학교의 전직 직원이 수 십여 년 전 교사들이 한 학생을 감금·폭행하고 굶어죽자 생매장했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또 다시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2008년 조두순사건, 2010년 김길태 사건으로 사회전반에서 아동 성범죄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재발방지, 가해자처벌에 대한 논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아동성범죄문제에 대한 대처는 고작 범죄자들의 전자발찌착용 정도의 수준이다. 특히 아동에 대한 성범죄발생은 지역을 뛰어넘어 전국 학교내·외 구분 없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교과부가 밝힌 전북도내 초중고등 학생에 의한 학생 성폭력 현황을 보면 2009년 중학교 성희롱·성추행 3건, 2010년 중학교 성희롱·성추행 13건, 성폭행 3건, 같은해 고등학교 성희롱·성추행 5건, 성폭행 5건, 2011년 6월말 현재 초등학교 성희롱·성추행 2건, 중학교 성희롱·성추행 4건, 고등학교 성희롱·성추행 5건 등 성문제와 관련한 사고가 총 40건에 달했다.

이외에는 교과부에서는 구체적인 실상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우리사회에 조두순, 김길태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와 '도가니'가 존재하는 이유는 교육정책을 만들고 교육전반을 책임지는 교과부가 전국 시도별로 학생들 간의 성폭력과 관련해 자세한 파악조차 못한고 있다는 데 더 큰문제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성범죄현황은 어디서 관리하는게 맞을까? 시청복지과? 교육청? 교과부? 아니면 경찰청? 이 모든 곳에서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그래야 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나라의 교육과 아이들의 인권,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 기관들이 당연히 함께 파악하고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모든 일이 발생하고 나서 뒷처리를 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다.? 아동성범죄자들은 더 철저히 관리하고 처벌도 세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정부, 이제 장애인대상성범죄자까지 확대하겠다고 한다.

인화학교 사건은 그 전에 발생한 것이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약했고 다시 재수사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것도 교사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그 교사들은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하고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바로 우리사회의 현실인 것이다.

영화 '도가니'를 보면 교사의 성범죄사실을 안 인권활동가가 교육청, 시청을 뛰어다니면서 사건을 규명해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교육청은 수업시간외에 발생한 일이라고,?시청은 학교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경찰은 지역유지인 교장의 편에 서서 수사를 할 의지도 없었던 것 같다.

이제라도 이곳뿐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되짚어보고 또다시 이러한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범죄에 대한 시스템을 원천적으로 재검토하고 통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부장 서윤배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