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신화(神話)가 있는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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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신화(神話)가 있는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
  • 신익희 기자
  • 승인 2011.09.0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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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코스 고인돌길(7.9km)
: 고인돌박물관에서 장살비재까지(2시간 10분 소요)

제2코스 복분자ㆍ풍천장어길(7.8km)
: 장살비재에서 풍천까지(2시간 30분 소요)
제3코스 질마재길(12km)
: 풍천에서 질마재를 거쳐 다시 풍천까지(3시간 30분 소요)
제4코스 보은(소금)길(17.7km)
: 풍천에서 도솔암을 거쳐 검단소금전시관에서 좌치나루터까지(4시간 30분 소요)

몇천년... 세월이 익어가는 소리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 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시작


천천히, 느릿느릿 세월을 품어내고 있는 고인돌과 미당 서정주 시인을 키워 낸 질마재를 잇는 옛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숲을 털고 오는 바람과 씨앗을 품고 있는 흙의 풍경, 짭조롬한 갯내음, 문득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곳에는 붉디 붉은 상사화가 애절하게 피어 있다.

여전히 아름답고 순결한 오래된 삶의 풍경이 궁금하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창고인돌을 따라 가을나들이를 떠나보자.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 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문화생태탐방로로 고인돌길, 복분자ㆍ풍천장어길, 질마재길, 보은길 등이 있다.

한반도 오랜 역사의 흔적을 알리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길은 고인돌박물관을 출발하여 서낭재와 오베이골, 운곡서원을 지나 원평까지 이어지는 옛길이다.

고인돌유적지와 오베이골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땅의 기운을 받으며 호젓한 흙길을 걷다 보면 산을 넘어 다니던 옛 사람들이 안녕을 빌었던 서낭재를 지나서 자연이 선사한 또 다른 놀라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운곡습지’까지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옛길들이 이어진다.


일명 운곡고인돌이라 불리는 무게만 300톤이 넘는 동양최대 고인돌을 만나고 다시 확 트인 운곡저수지를 끼고 흐르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걷다보면 운곡서원에 다다른다. 운곡서원에서 잠시휴식시간을 가진뒤 운곡샘과 고려초기 청자를 빚어내던 운곡청자 도요지를 걸어 장살비재에 도착하면 고인돌길이 끝난다.

2번째 코스인 복분자ㆍ풍천장어길은 전북의 5대 강 중 하나인 인천강의 구불구불한 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복분자밭과 함께 할매바위, 병바위 등 환상적인 기암 절벽이 자리잡고 있으며, 해마다 찾아오는 다양한 철새와 나그네의 쉼터가 되어주는 원두막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또한 고수면 은사리 칠성마을 명매기샘에서부터 시작된 인천강의 민물이 선운사 입구에 이르게 되면 심원에서 들어오는 바닷물과 만나면서 고창의 유명한 먹을거리 대표주자인 장어를 키워내는 풍천이 된다.

3번째 코스인 질마재길은 꽃무릇쉼터에서 시작하여 소요사 입구를 지나 ‘국화꽃옆에서’로 유명한 서정주 시인이 어린시절 뛰어놀며 시심을 키워낸 질마재에 오르면 서해바다 멀리 변산반도와 곰소만이 보인다. 또한 주민들이 인천강 수위가 높아 건널 수 없을 때 이용한 좌치나루터로 연결된 강변길을 정비하여 인천강 바로 옆에서 강물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순환탐방로도 개설되어 있어 탐방객의 인기를 얻고 있다.


4번째 코스인 보은(소금)길은 선운사 창건 설화에 의하면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도적들에게 바닷물을 끓여 소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생계를 유지하게 하자 도적질이 사라지고, 소금을 팔면서 살림살이가 넉넉해지자 생활터전을 마련한 도적들은 검단선사의 은혜를 잊지 못해 매년 이 길을 걸어서 봄, 가을에 소금 두 가마를 선운사 부처님께 공양했다는 1500년 보은의 역사를 담고 있다.

신화와 이야기, 선조들의 생활상과 삶의 지혜, 아름다운 풍광으로 가득한 길을 돌아돌아 온 탐방객은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열어 갈 새로운 시작을 머릿속에서 설계하며 느끼는 허기는 선운사 입구에 줄지어 선 음식점에서 고창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소하고 쫄깃한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로 달래고 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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