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국가대표팀 발탁을 환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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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국가대표팀 발탁을 환영함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11.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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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10월 15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네 번째 경기 이라크전에 관심과 함께 기대가 쏠린 건 이승우의 대체 발탁 소식 때문이기도 하다. 이승우가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무려 5년 4개월 만이다. 2019년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이란과의 친선경기 이후 1953일 만에 이루어진 국가대표팀 발탁이다.
이승우는, 스포츠조선(2024.10.14.)에 따르면 “이렇게 오래된 줄 몰랐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 진짜 오래됐더라. 나도 놀랐다”면서 “대표팀 유니폼도 많이 바뀌었고 트레이닝복도 새롭다. 선수들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옷이나 스태프들이나 그런 환경적인 부분이 많이 변한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다들 너무 반가워해주고 축하해줘서 고마웠다”는 말도 했다.

급하게 오느라 기차표도 구하지 못했단다. 이승우는 “저녁에 소식을 듣고 다음날 바로 아침에 기차를 탔다. 티켓이 없었다. 입석으로 왔다. 돈은 냈다”며 웃음을 유발하는 여유도 보였다. 의외로 유명세를 치르진 않았다. 이승우는 “맨 뒤에 (문)선민이 형이랑 쭈그려 와서 (팬들이)잘 못 보셨던 것 같다. 입석으로 조용히 왔다”고 했다.
나는 ‘손흥민 없이도 2연승’(전북연합신문, 2018.10.30.)이란 글에서 10분쯤 뛴 이승우 출전에 대해 아쉬워한 바 있다. 들어가자마자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교체 선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어서다. 오래 전 나는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전북연합신문, 2018.8.29.)이란 글에서 이승우의 재능이랄까 활약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물론 황의조(지금은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상태)가 공을 넣을 수 있게 도운 손흥민의 역할도 빛나지만, 그보다 더 내 눈에 띈 건 이란과의 16강전에서 득점한 이승우다. 이승우는 공중에서 낙하하는 공을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이란 수비수 1명을 무너뜨렸다. 슛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비 2명을 더 제쳤고, 골로 연결시켰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선 후반 16분쯤 교체 투입되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승우 득점에 대해 SBS 최용수 해설위원이 “상대 수비를 가지고 노네요. 정말 대단합니다”라며 흥분했듯 멋지고 훌륭한 플레이였다. 글쎄, 우리 선수중에 그런 기량을 펼치며 골을 넣은 적이 있었는가 할 정도이다. 
이승우의 그런 활약은 새삼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상기시킨다. 이미 다른 글에서 말했듯 손흥민 활용보다 더 아쉬운 건 1, 2차전 짧은 시간을 남겨둔 상태에서의 이승우 교체 투입이었다. 탁월한 기량의 젊은 피 이승우를 본선에 데리고 갔으면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험 내지 승부수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어서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OSEN(2024.10.16.)에 따르면 ‘코리안 메시’로 불렸던 이승우다. 세계적인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컵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A매치 데뷔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승우는 2018년 5월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 무대에 데뷔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23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승우는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월드컵 출전 경험도 쌓고 돌아왔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그러나 이승우는 이후로 대표팀에서 점차 멀어졌다.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출전에 애를 먹었고, 2019년 5월 이란전을 끝으로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다. 
그러자 이승우는 2022년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1 무대에 섰다.  2022년 35경기 14골-3도움에 이어 2023년 35경기 10골-3도움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18경기 10골-2도움을 올리는 특급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재승선 욕심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발탁은 없었다. 지난 7월 전북현대로 소속팀을 옮긴 이승우는 현재 리그 11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경기 후 이승우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팀이 이겨서 좋고, 오랜만에 복귀해서도 좋다. 짧게 뛰었지만 뛴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오늘 좋은 꿈 꿀 것 같다”라며 “오랜만이어서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후반전이 끝나갈 무렵 이재성을 대신해 들어간 짧은 출전이었지만, 스스로 만족스럽다니 다행이다.
이날 이승우가 투입을 준비하자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승우는 “저도 놀랐다. 아직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꾸준히 대표팀에 올 수 있도록 발전하겠다”라며 “(이번 대표팀 합류를) 더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속팀에 복귀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무리 선수 기용이 감독의 고유권한이라지만, 일종의 미스터리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승우 패싱이라 할만하다. 하긴 주민규가 그랬고, 이강인도 그랬다. K리그 득점왕 주민규인데도 번번이 대표팀에 오르지 못했다. 이강인은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었을망정 단 1분도 뛰지 못한 적이 있다. 이승우가 다시 발탁돼 온전히 기량을 펼치는 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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