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者도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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貧者도 희망이 있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07.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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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창업 연구소 이경태 소장

자리가 좋고, 상품이 다양할수록 좋은 판매업은 경쟁자가 내 것보다 나은 조건을 갖는 순간 내 가게의 운은 어둠이 드리운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손님을 관리해도 그 위기는 도대체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내 자리보다 좋은 곳에 편의점이 생겼다. 나 역시도 진작부터 탐을 냈던 자리지만, 워낙 높은 권리금. 월세로 인해 계약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 편의점이 잘 되는 것을 지켜본 누군가가 드디어 경쟁자로 나선 모양이다.

그 순간 많은 손님들이 그곳으로 옮긴다. 내 가게보다 접근성이 좋고, 상시 유동량이 많은 자리인 탓에 몇걸음 더 움직여야 하는 내 가게는 찬밥 신세가 되었다.

지나는 손님에게 “손님. 그래도 우리 가게를 이용한 지가 수년째인데 좀 너무하시네요” 한마디 하자 “사장님 가게에만 있는 물건이 있나요? 사장님 가게가 싼가요? 사장님도 이전까지 자리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오니까, 제대로 친절하지도 않고 장사한 것은 잊으셨나요? 막말로 사장님 가게에서 담배를 사면 더 맛있나요? 거기서 컵라면을 사면 훨씬 맛있나요? 이거 왜이러세요. 아마추어같이..” 냉랭한, 차가운 반응이 돌아온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내 가게가 자리의 힘으로 유지되었던 것은 사실이었고, 내가 취급하는 상품의 차별성이 없다보니 가는 손님을 막을 근거는 역시 없었다.

애초에 투자가 크더라도 PC 100대를 넣은 것은 잘한 일이었다. 그 덕분에 아이들에게 손쉽게 PC가 많은 게임방으로 소문이 났고, 그런 소문이 이어져서 남들 시간에 1,000원도 눈치 보며 받는데 나는 그래도 1,200원을 거침없이 받지 않았던가. 역시 초기 투자를 공격적으로 한 것은 참 잘한 일이지 싶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교시간이 되면 일시에 차던 PC가 지금은 반도 차지 않는다. 가까이 주변에 사는 녀석들이 겨우 오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점점 친구들이 오지 않으니까 그 녀석들마저 오는 기간이 길어진다. 이유가 뭘까?

알고 보니 건너편 자리에 무려 PC가 300대인 게임방이 생긴 것이다. 분명히 길 하나를 건너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3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넉넉한 최대 규모의 PC방으로 아이들이 쏠린 것이 분명하다. “학생. 그동안 단골이었는데 갑자기 가게를 옮기면 아저씨가 좀 서운한데..” 그러자 학생이 “사장님. 단골 PC방에서 게임을 하면 제가 항상 이기나요? 사장님의 친절을 받으면서 게임을 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규모도 큰 만큼 시설도 새겁니다. 그래픽 자체가 틀려요. 거기에 속도감은 얼마나 좋은데요. 사장님은 그동안 선후불 구분 없이 1,200원을 받으셨죠? 저 집은 선불이면 1,000원이에요. 사장님 같으면 어디를 가시겠어요? 아마추어같이...” 쏘아붙인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 앉을 수는 없다. 이제 겨우 1년이 지났는데 PC 100대 모두를 투자해 업그레이드 하기는 힘에 벅차다. 일단 가격을 내리자. 시간당 800원으로 내려보자. 그래도 안되면 그래 나도 누군가처럼 시간당 500원으로 한번 해보자. 설마 그 정도 가격이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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