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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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7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3.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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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이번엔 1골 2도움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3월 10일 밤 10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에서 작성한 기록이다. 손흥민의 1골 2도움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4대 0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 바로 위 4위 팀을 격파한 것이라 다른 어떤 승리에서 따낸 것보다도 의미가 큰 승점 3이라 할 수 있다.
후반에만 4골이 터졌다. 토트넘이 2대 0으로 앞서가던 후반 8분 쿨루셉스키가 상대 패스 실수를 끊어낸 뒤 전방의 손흥민에게 공을 전달했다. 손흥민은 직접 슈팅할 수도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왼쪽에 있던 존슨에게 공을 내줬다. 존슨은 그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시즌 7호 도움이다.

후반 20분 변수가 발생했다. 상대팀 주장이 드리블하는 토트넘 선수 다리를 강하게 걷어차 레드카드를 받은 것. 이후 토트넘 선수들은 10명으로 싸우는 애스턴 빌라를 맘껏 공략하며 두 골을 더 추가했다. 손흥민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5분 데얀 쿨루셉스키가 우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패스했다.
손흥민이 이를 강력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망을 갈랐다. 두 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4호 득점이다. 손흥민의 활약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을 빠르게 뚫어낸 뒤 컷백 패스를 건넸고, 티모 베르너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경기는 토트넘의 4골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스포츠서울(2024.3.12.)에 따르면 손흥민은 축구 통계 전문업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양팀 유일한 최고 9점대 평점(9.35)을 받았다. ‘풋몹’도 유효슛 2개, 키패스 2개, 패스 성공률 86.1%를 기록한 손흥민에게만 9점대(9.0) 평점을 줬다. 손흥민은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뽑는 최우수선수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시즌 10번째 최우수선수 선정이다.
이로써 손흥민은 14골 8도움으로 리그 공격 포인트 22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2016~17시즌부터 8시즌 연속으로 리그ㆍ잉글랜드축구협회(FA)컵ㆍ유럽클럽대항전 등에서 공격 포인트 20개를 돌파했다. EPL 기록만 따지면 2021~22시즌(23골 9도움) 이후 2년 만에 20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리그에서 공격 포인트 16개(10골 6도움)를 기록했다. 
득점 경쟁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올 시즌 리그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ㆍ18골)에 4골 뒤진 공동 4위로 올라섰다. 토트넘 통산 득점 순위도 159골로 공동 5위를 차지하며 ‘레전드’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종전 단독 5위 기록을 갖고 있던 클리프 존스는 손흥민이 자신의 기록을 따라잡자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159골로 나와 공동 5위가 된 걸 축하한다. 더 많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앞에서 잠깐 말했듯 이날 경기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리그 4위 탈환이 걸린 경기였다. 이기면 승점 6점을 얻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승점 53을 쌓은 토트넘은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4위 애스턴 빌라(승점 55)와의 격차를 승점 2로 좁히며 챔스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손흥민은 영국 BBC가 선정하는 ‘이주의 팀’의 한 자리(주 포지션인 오른 측면 공격수)를 차지하기도 했다. 축구 전문가 크룩스는 손흥민을 이주의 팀에 선정하며 “한 골과 두 개의 어시스트, 그게 모든 걸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골을 넣거나 득점 기회를 직접 창출하기도 하지만 ‘페널티박스 안의 여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참고로 ‘박스 안의 여우’라는 축구 용어는 페널티박스에서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골을 터뜨리는 스트라이커를 의미한다. 이어 크룩스는 “주장으로 임명된 후 더욱 ‘팀 플레이어’로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전히 월드 클래스로 되살아난 손흥민이라 해도 시비할 사람이 없게된 맹활약이라 할만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맹활약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모두가 날 많이 도와준다. 특히 감독님이 힘써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날 더 좋은 선수로 만들어주신다. 이게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난 감독님께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또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감독님께 여쭤봐야겠지만 일단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겸손함과 함께 ‘이쁜 말’이 가득한 이런 인터뷰의 손흥민을 싫어할 감독이 어디 있겠는가?
한편 손흥민은 3월 17일 02시 30분 열린 EPL 29라운드 풀럼전에서 3경기 연속 골을 작렬시키지 못했다. 팀도 0대 3으로 패해 4위 진입에 실패한 채 A매치 경기를 치르게 됐다.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태국전)을 위해 귀국한 손흥민의 A매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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