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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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67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12.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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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그는 이제 시대가 되었다.”
12월 11일 01시 30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뉴캐슬전에서 1골 2도움으로 팀의 4대 1 대승을 이끈 손흥민을 ‘축구종가’ 영국 언론이 그렇게 표현했다. 스포츠조선(2023.12.11.)은 “‘우리는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 있다’로 살짝 의역해도 전혀 무리가 아니”라고 보도해 뿌듯함을 배가시켰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로 출격했다. 전반 26분과 38분 2개 모두 발만 갖다 대면 골이 될 수 있도록 찔러준 완벽한 패스로 동료들이 상대 골망을 가르게 했다. 후반 28분경 손흥민은 히샬리송 교체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후반 40분경엔 날카로운 침투로 뉴캐슬 수비를 허물었다. 골키퍼를 따돌리면서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까지 얻어내 직접 성공시켰다.
이로써 손흥민은 이번 시즌 10골을 기록했다. 8시즌 연속 두 자리 득점이다. 이 경기를 통해 손흥민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옵타’는 “손흥민은 PL에서 8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넣은 7번째 선수가 됐다. 웨인 루니(11시즌), 프랭크 램파드(10시즌), 세르히오 아구에로(9시즌), 해리 케인(9시즌), 티에리 앙리(8시즌), 사디오 마네(8시즌)의 뒤를 이었다”라고 전했다.
다소 부진했던 지난 시즌 마무리와 함께 기록한 10골과 비교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16라운드에서 벌써 10골을 기록했으니 득점왕을 차지했던 지지난 시즌이 떠오르기도 한다. 16라운드가 끝난 현재 손흥민은 홀란(14골·맨시티)·살라(11골·리버풀)에 이어 득점 3위다.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8골로 공동 5위를 차지하고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손흥민의 기록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손흥민은 올해 31세다. 토트넘에서 9년째 활약 중이다. 이 득점으로 그는 리그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에 근접했다. 그는 이제 하나의 시대가 되었다”라고 감탄했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언론이 손흥민이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됐다고 인정한 것이다. 어찌 대견하지 않을 수 있으랴!
손흥민은, 앞의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389경기에 출전했다.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로 손흥민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한 토트넘 선수는 위고 요리스(프랑스)다. 요리스는 골키퍼다. 필드플레이어 중에서는 손흥민이 잉글랜드 선수를 제외하고 1위다. 잉글랜드 국적을 포함해도 손흥민은 전체 5위다.
2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또 다른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포포투(2023.12.11.)가 전한 바에 따르면 2어시스트를 올린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PL에서만 8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82어시스트)을 넘어서는 수치다. 토트넘 역대 어시스트 1위의 손흥민이 된 것이다.
5경기 무승을 종식시킨 뉴캐슬전의 4대 1 대승은 또 다른 기록의 손흥민을 불러낸다. 기자가 다른 스포츠조선(2023.12.11.)에 따르면 뉴캐슬전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25번째 EPL 경기였다. 같은 기간 오직 살라(27회)만이 더 많이 ‘골-도움’을 기록했다. 포지션 변경으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원맨쇼 같은 활약으로 손흥민은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최고 평점인 9.4점을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팬 투표로 뽑는 공식 최우수선수로 또다시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선정 ‘이주의 팀’에 토트넘 선수로는 유일하게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에서 첫 멀티골을 작성한 히샬리송은 손흥민에 이어 2번째로 높은 8.9점을 받았다. 내친김에 덧붙이면 히샬리송이 EPL 멀티골을 넣은 건 에버턴 시절이던 2022년 4월 6일 번리전(2대 3)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그렇게 부진의 늪에서 좀체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히샬리송을 늘 알뜰살뜰 챙긴 게 ‘캡틴’ 손흥민이다.
가령 손흥민은 시즌 첫 골을 넣은 경기를 마치고 쭈뼛대던 히샬리송을 팬 앞으로 데려가 박수를 받게 이끌었다. 이날도 모처럼 득점한 히샬리송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경기 후엔 구단 미디어팀과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 나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하며 그의 기를 살려주려고 애쓴 모습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5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한 팀은 PL 역사상 토트넘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5경기(11~15라운드) 무승으로 PL 역사상 최초의 불명예 기록을 쓰게된 토트넘이다. 그런 토트넘의 뉴캐슬전 4대 1 대승이고, 그걸 이끈 손흥민이니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한편 12월 16일 05시 열린 1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발 출장해 88분을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대신 토트넘은 2대 0으로 2연승을 달렸다. 토트넘의 2연승 반등도 그렇지만, 더 반가운 건 히샬리송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손흥민이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해야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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