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 특권 다 내려놓은 당이 차기 총선 반드시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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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 특권 다 내려놓은 당이 차기 총선 반드시 승리한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12.0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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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제도·규모는 다르다 해도 덴마크 정치보다 우리 정치가 무얼 잘해서 이토록 많은 걸 누리며 나라보다 정파, 그리고 자기 개인을 앞세우며 품위·예의와도 담을 쌓은 한국 의원들은 다음과 같이 살고 있다. 
연봉은 1억4000만 원 정도인데 이건 일부다.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 인턴 2명의 연 인건비가 4억5000만 원 정도다. 이 비서진이 정말 무얼 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45평 사무실도 모자라 국회, 강화 연수원 “휴양콘도”가 있는데도 국민혈세 430억 원을 들여 또 다시 강원도 고성에 대규모 연수원을 신축, 명목상 국회의정 연수원이라고 해놓고 사실은 호화시설에 의원 가족휴양소로 이용하고 있다니 국민을 기만하는 기가 막힐 일이다. 

그뿐인가 사무실 운영과 차량, 정책 자료 지원 경비가 1년에 9000만 원이 넘는다. 연 450만 원까지 항공·철도 요금을 지원받는다. 상임위원장은 매월 1000만 원이 따로 나온다. 여기에 후원금을 1억 5000만 원까지 모아 쓸 수 있는데 선거 해엔 3억원으로 늘어난다. 때마다 개인 얘기 등을 적은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열어 돈을 받는다.
시찰 명목의 해외여행도 국민 세금으로 간다. 공항 귀빈 주차장에 내려서 귀빈 전용 통로로 가서 귀빈실에 앉아 항공사 접대를 받는다. 출입국 절차와 보안 심사는 사실상 생략이나 마찬가지다. 외국 공항에 내리면 현지 대사관에서 나와 극진히 모신다. 이 과정에 조금이라도 기분 나쁜 부분이 있으면 난리다. 나라돈 아끼고 행정부 감독하라고 뽑아보낸 의원들이 특권만 챙기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각 당 초선 당선자 합동 연찬회에서 초선의원 들은 300m를 버스 6대로 이동했고, 카펫 깔린 출입문으로 들어와 불과 한 층을 올라가느라 엘리베이터 3대를 독점했다. 일반인은 본청 정문 옆에 딸린 작은 회전문으로만 다녀야 한다. 의원은 예비군 훈련, 민방위 훈련 모두 면제다. 불체포특권·면책특권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구속됐을 때도 수당이 지급된다. 시간 늦었다고 경찰을 동원해 막혀 있는 지방 국도를 역주행한 의원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얼마 전 KBS가 선진국 중에서도 국민 행복도 1위라는 덴마크의 정치를 잠깐 소개했다. 의원 3분의 1이 자전거를 타고 등원했다. 자전거엔 짐칸, 아이 태우는 칸 등이 붙어 있다. 다른 의원들은 소형차를 직접 몰고 왔다. 의원 2명이 작은 사무실과 비서 한 명을 공동으로 썼다. 좀 큰 당 대표실은 의원들 손님 응접실로도 쓰였다. 하루 평균 12시간 일하는 의원들 가방 안엔 야근용 속옷이 들어 있었다. 의사당 밖에서 초등학생들 집회가 열렸는데 지나가던 총리가 즉흥 연설을 한다. 총리는 거기 있던 한국 방송 카메라 앞에서 즉석 인터뷰도 했다. 상임위원회 사무실에 위원장 자리도 따로 없다. 다 섞여 앉는다. 이렇게 일하고 기본급은 800만~900만원 정도라고 한다. 다른 특권은 상상할 수 없다.
한 전직 총리는 방 2개짜리 근로자용 임대아파트에서 47년을 살았다. 엘리베이터도 없다. 부인이 그 아파트 건물 현관을 쓸고 닦았다. 부인 사후에 건강이 나빠졌지만 전 총리는 3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식료품을 샀다. 재산도 없고 있어도 다 기부했다. 그가 죽어 부인 옆에 묻혔는데 무덤 위치를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어떤 사람이 길가에 아무것도 없이 꽃 하나 놓인 무덤을 겨우 찾아 "아마 여기일 것"이라고 했다.
작은 나라이고 내각제 국가인 덴마크의 제도를 우리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을 전제하고 우리나라 의원이 누리는 것을 덴마크 수준으로 낮추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상상해 본다. 일만 많고 누릴 것은 없게 되면 당장 의원 하겠다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국회가 권력자들의 쟁투장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 모임이 되면 그 분위기가 ‘죽기 살기’보다는 ‘양보와 타협’으로 흐르지 않을까도 생각한다. 덴마크 의회엔 정당이 10곳 안팎 있지만, 합의통과되지 않는 법안은 극히드물다고 한다.
이와같이 외국과는 달이 우리나라 국회는 선거때 공약인 국민위한 헌신봉사는 공약(空約)으로 끝나고 별 하는일도 없으면서 피같은 국민혈세만 축낸다는 비난과 지탄을 면키어렵다. 여·야 황제의원님들? 특권 버리기가 이렇게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특권 포기를 정말 실천하는 당이 나온다면 그 당은 차기 대선에서 꼭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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