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섬섬' 예술의 몸짓으로 날아올라
상태바
'고섬섬' 예술의 몸짓으로 날아올라
  • 강명화 기자
  • 승인 2023.11.29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띠뱃놀이, 소망과 바람을 보듬다

도립국악원 무용단 32회 정기공연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풍요·재난 공존하는 미지의 바다
희망찬 미래 기원하는 ‘띠배 띄워’

위도 자연·역사·문화예술 녹여낸
전북만의 정서… 세계적으로 발돋움

 

전통예술의 미래를 여는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희성) 무용단(예술감독 이혜경)은 오는 12월1일오후 7시30분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2023년 무용단 제32회 정기공연 ‘고섬섬’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무용단은 전라북도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지역의 우수한 특색있는 문화를 알리고자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콘셉트의 브랜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라북도 서반부 호남평야를 일구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2022년 정기공연 ‘진경’에 이어, 서해안 부안 위도의 경관 및 역사와 문화예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어부들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달한다.
전라북도는 지리 특성상 한반도 내 최대 곳간이라고 불릴 만큼 양질의 농수산물을 수확하고 교류를 했던 곳으로 문화적 자산도 크게 융성했다.
이번 공연의 주 무대가 되는 고섬섬(부안 위도의 옛 지명)은 산의 나무들은 무성하나 크지 않아서 고슴도치의 털처럼 보여 고슴도치 ‘위(蝟)’를 써서 위도로 명명된 곳이다.
전라북도의 숨겨진 보물이라 칭해지는 만큼 일곱 개의 섬이 떠 있는 칠산바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월습곡, 순백의 상사화 군락지가 조성돼있는 등 훌륭한 절경으로 유명하다.예부터 고려와 중국을 잇는 해상교류의 중요한 경유지이며 장보고의 해상무역로이기도 한 이곳은 한반도 3대 조기 파시(생선 시장)에 속하는 대규모의 황금어장으로 근 50년 전까지만 해도 수천여 척의 어선이 드나든 역사가 깃든 곳이다.
대규모의 어부들이 몰리는 만큼 바다로 나아가는 어민들의 무사안녕과 만선을 위한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대리원당제(現 국가무형문화재 제82-3호 위도 띠뱃놀이)가 성행했는데 현재는 매년 음력 1월 초에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명맥을 잇고 있다.

 

띠뱃놀이란 띠배를 만들고 여러 가지 음식을 넣어 용왕에게 보내는 뱃놀이이다. 중심이 되는 큰 배를 모선이라 일컫는데 이 모선과 호위선이 주민들의 농악과 소리에 맞춰 뱃기를 휘날리며 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이곳만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특색있는 위도의 모습을 담기 위해 8차례나 부안을 방문하는 무용단의 열정에 부안군은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전라북도의 세계화에 모두가 발 벗고 나섰다.

 

프로그램은 에필로그 포함 총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1장 ‘시(視)_바다를 그리다’로 칠산바다와 고슴도치를 닮은 고섬섬,  대월습곡의 웅장함을 표현하고 2장 ‘청(聽)_바다의 부름에 응하다’로 어민들을 수호하는 원당마누라과 분당마누라를 통해 전설을 이야기한다.
3장 ‘촉(觸)_바다의 풍요를 품다’로 오색깃발을 날리며 수많은 배가 오가는 파시장을 펼치고 4장‘겁(怯)_바다의 노여움과 맞닥뜨리다’를 통해 거센 바람과 파도를 눈에 담으며 삶을 영위해야 하는 어부의 고된 삶을 서사로 풀어낸다.
이어 원당제와 굿을 바탕으로 바다의 노여움을 달래고 파도를 다독이는 5장 ‘제(祭)_바다를 섬기다’를 남성군무로 구성된 바라춤으로 새로운 풍어제를 선보이고 마지막 에필로그‘바다를 꿈꾸다’로 소망과 바람을 보듬고 신과 인간이라는 이미지를 새로운 접근으로 재구성한다.
독특한 무대디자인도 눈에 띈다. 무대 위에 섬을 형상화한 무대를 세워 섬과 바다의 경계를 나누고 위도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공연장 로비에도 위도에서 직접 촬영한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돼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공연 종료 후에는 20여분간 진옥섭 전)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의 해설을 통해 작품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이혜경 무용단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대본·연출에 조주현 연출가, 장석진 작곡가, 지휘에 전라북도립관현악단 이용탁 예술감독 등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모여 탄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별한 무대를 만든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어부 역에 송형준 부수석단원, 원당마누라 역에 배승현 수석단원, 본당마누라 역에 이은하 수석단원, 무당과 어부 마누라 역에 각각 오대원, 윤이담 단원이 열연을 펼치고 무용단 전 단원이 출연해 오색빛깔로 화려하게 무대를 채운다.

 

공연을 총괄하는 이혜경 무용단장은 “고섬섬은 아름다움을 넘어 우리의 삶에 여러 가지 단상을 담고 있는 예술 소재의 보고였다”라며 “위도가 품고 있는 바다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질 춤과 함께 도민들에게 찾아온 절망과 좌절을 위로하고 희망찬 미래를 기원하는 띠배를 띄우겠다”라고 작품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라북도만의 지역문화가 세계적인 문화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했다”며 “앞으로도 세계시장에 내세울 수 있는 전라북도만의 특별한 문화를 발굴·모색하겠다”고 전했다.
본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도민을 위한 무료공연으로 진행된다. 티켓 예매는 공연 일주일 전부터 전라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단 남는 좌석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