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의 품같은 천년고도 전주를 널리 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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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의 품같은 천년고도 전주를 널리 알리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11.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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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때 떠들썩했던 국어순화 운동이 주춤해진 듯하다. 그래서일까. 날로 오염도가 심한 언어환경은 이미 안타까운 한계를 넘어 위험수위까지 육박하고 있다. 꼬마들이 “웃기네”, “웃기지마”는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부부간의 혹은 애인끼리의 “해라”나 반말도 일상화한 느낌이다.
딸들이 부모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더욱 예사로운 일이 돼 버렸다. 전파 미디어가 그러한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그것은 약과다. 문법이고 어법이고 뒤죽박죽이 된 말을 거리낌 없이 쓰고 있다.
한편 여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은어나 비어는 차라리 애교라도 있어 좋다. 
흔히 전화를 걸어 누구를 대달라면 “기다려요” 한다. 이런 경우 명령인지 요청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경어가 아님은 두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세’자 한자만 더 넣어 “기다리세요”하면 얼마나 부드러울까?
가끔 해외에서 스포츠 중계를 마친 아나운서의 인사말에서도 그런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만날 때까지…”라 한다. “만나 뵐 때까지…”와는 한자의 차이지만 거기에 예절이 있고 없고가 나타난다.
“홍차 한잔 주시오”
“없어요”
“없어요”와 “없는데요”는 ‘뉘앙스’가 다르다.
그런데 왜 그것을 구별 못하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나 손님을 맞음에 앞서 ‘언어의 예절’을 새삼 되새기자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공손한 언행, 친절한 봉사로 우리고장의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키는 긍지를 보이자는 것이다.
천년고도(古都)라 불리우는 전주는 본래 인심이 후(厚)한 곳이었다. 고도라는 그 말속에는 태고(太古)의 아늑함과 모정(母情)의 품같은 포근함이 깃들여 있다.
휙 찬바람이 감돌도록 대포집 술안주에 안주값이 따로 매겨져 있지도 않다. 더구나 전주의 비빔밥은 명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날 세계의 관광 시장은 무역 다음의 치열한 경쟁장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제각기 외래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나라의 관광자원은 곧 그 나라의 얼굴이요. 그 나라의 기본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자산을 가졌다 해도 그것을 알뜰하게 가꾸고 보존하지 못한다면 이는 ‘흙속의 옥’과도 같아 남들이 알아 줄리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전북도내에는 내장산 국립공원을 비롯한 선운사, 금산사, 남원 광한루 등 여타의 관광지가 널려 있으면서도 그동안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민간 자본의 유치가 제대로 못돼 있는데도 이유가 있기는 하다.
아무튼 지나친 공대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우리 고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나 외래객에게 열과 성을 다함으로써 그들의 여행이 유쾌하고 명랑하게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우리 도민 모두가 언어의 예절과 함께 인심 좋은 고장의 이미지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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