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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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60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9.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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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아주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9월 2일 밤 11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023~2024시즌 4라운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소식이 전해진 것. 토트넘은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대 2 대승을 거두었고, 3승 1무로 개막 4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손흥민은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전반 16분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공을 잘 잡아 동료에게 내줬다. 동료 솔로몬은 상대 시선을 끈 후 다시 공을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골키퍼와 1대 1 기회를 맞이한 손흥민은 그가 앞으로 나오자 살짝 툭 찍어 차는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상대 골망을 갈랐다.

후반 18분 작성한 두 번째 골도 솔로몬과의 호흡이 빛났다.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허문 솔로몬은 한 박자 늦게 침투한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다. 손흥민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21분 손흥민이 작성한 세 번째 골은 동료 포로의 패스가 절묘했다. 포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크게 찔러줬고 수비와 동일 선상에서 침투한 손흥민은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깔끔하게 왼발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시즌 3호골을 작성했다.
이번 시즌 총 5경기(리그컵 1경기 포함) 만에 터진 마수걸이골만으로도 환호와 함께 안도감을 갖기 충분했을텐데 무려 3골이나 터트렸으니 그 기쁨을 더 말해 무엇하랴! 손흥민이 EPL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건 지난해 9월 17일 레스터 시티전 이후로 약 1년여 만이다. 손흥민은 2015년 EPL에 입성한 후 번리전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총 4차례 기록했다.
한겨레(2023.9.4.)에 따르면 손흥민이 한 경기 네 골을 넣었던 2020년 9월 사우샘프턴전(5대 2 승) 이후 EPL에서 네 번의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는 손흥민, 그리고 이날 같은 시간에 열린 풀럼전에서 세 골을 몰아친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뿐이다. FA컵까지 합하면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뒤 5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번리전에서의 해트트릭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106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은 리그의 대선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동률을 벗어나 단숨에 첼시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104골)를 제치고, 엑스포츠뉴스(2023.9.3.)에 따르면 (토트넘 출신) 대런 벤트와 공동 30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번리전에서의 기분 좋은 기억도 이어가게 됐다.
손흥민은 2019년 12월 열린 2019~2020시즌 EPL 16라운드 홈경기에서 ‘70m 원더골’을 넣었다. 당시 손흥민은 자기 진영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볼을 잡은 뒤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 선수 6명을 따돌렸다. 페널티 지역 정면까지 골을 끌고간 손흥민은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한 해 최고의 골을 가려 시상하는 푸스카스상을 받기까지 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히샬리송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 72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슈팅 5개, 키패스 1개, 패스 성공률 82.4%를 기록하며 공격수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평점은 9.61점으로 당연히 양 팀 최고였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주기도 했다.
풋볼 런던은 “그는 매우 효과적으로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시스템은 그의 경기에서 완벽하게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팬들도 그의 활약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4만여 명이 참여한 EPL 공식 홈페이지 팬 투표에서 58.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맨 오브 더 매치’로 뽑혔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손흥민의 최전방 원톱 공격수 기용이 성공한 점이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막 이후 줄곧 원톱 자리에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을 배치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은 8월 26일 EPL 3라운드 본머스 방문 경기(2대 0 승)에서 후반 약 30분간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겨 활약을 펼친 바 있다. 8월 14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개막전에서도 후반 막판 원톱 자리에서 뛰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4라운드 번리전에서 그대로 됐다.
이른바 ‘손톱’은 해트트릭과 함께 대승이란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을 벤치로 내리고 손흥민을 중앙에 배치했다. 히샬리송은 벤치에 앉아 손흥민이 5개의 슈팅 중 3개를 골로 연결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히샬리송을 대신해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승리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3골을 넣었지만 모두 팀이 만든 골이라고 생각한다. 해트트릭은 물론 우리가 넣은 5골 모두 훌륭했다”고 말했다. ‘캡틴’답게 최고의 답을 내놓은 손흥민이다. 이제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9월 8일 웨일스,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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