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군(拔群)의 한국선수 최초 이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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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군(拔群)의 한국선수 최초 이강인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5.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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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나는 ‘뒷말 무성한 이강인 0분 출전’(전주문인협회카페, 2022.10.18.)이란 글 말미에 “아무리 선수 기용이 감독의 고유권한이라지만, 일종의 미스터리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강인 패싱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벤투 감독은 자기 나라로 떠나면 그만이지만, 이제 21살인 이강인은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축구에서 중용될 중요 자산이란 점이다”라고 쓴 바 있다.
이강인은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었을망정 단 1분도 뛰지 못한 적이 있다. 그랬던 이강인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 소집된 건 순전 여론의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바야흐로 ‘이강인의 시대’가 열린 느낌이다.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이 A매치 두 경기 만에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해서다. 클린스만 감독은 4월 27일 “이강인은 상당히 어리고 재능이 많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이번에 느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한다면 더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표팀에서 출전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말 하루만에 이강인은 4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 A매치서 마침내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허를 찔렀다. 몸놀림은 환상적이었고, 슈팅도 과감했다. 데드볼이 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명품 크로스로 볼을 살려냈다. 개인기는 독보적이었다. 우루과이 선수들이 파울로 끊을 수밖에 없었다”(스포츠조선, 2023.3.28.)는 활약을 펼쳤다.
A매치를 마치고 소속팀(스페인 마요르카)으로 돌아간 이강인은 펄펄 날았다. 이구동성으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이다. 이강인은 올 시즌 6골-4도움 고지를 밟으며, 한국인 최초로 라리가 두 자릿 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4월 24일 헤타페전에서는 라리가 첫 멀티골을 작성했다. 한국 선수 라리가 첫 멀티골이기도 하다.
스포츠조선(2023.5.11.)에 따르면 이보다 앞선 4월 18일 셀타비고전에서는 구단 역사도 새로 썼다. 축구 기록·통계 전문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강인이 셀타비고전에서 성공한 9번의 드리블은 2009년 오사수나전에서 곤살로 카스트로가 같은 기록을 작성한 이후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각종 매체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는 것은 물론 라리가 공식 MOM도 여러 차례 선정됐다.
이강인은 라리가 주간 베스트11에도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다. 마르카는 “이강인은 위대한 주인공,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스는 “마요르카 플레이의 중심이자, 소유자다. 그는 경기하고, 싸우고, 피하고, 달리고, 공격하고 수비한다”고 극찬했다. 언제나 냉정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조차 이강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기레 감독은 5월 2일 02시 열린 빌바오전이 끝난 후 “나는 한 명의 선수를 콕 집어 칭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곳에 온 이후로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을 입증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강인은 5월 2일 라리가 2022-2023시즌 ‘올해의 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는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페데리코 발베르데·토니 크로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프렝키 더용·페드리·파블로 가비(이상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국 선수가 라리가 ‘올해의 팀’ 후보에 오른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4월 28일에는 라리가 30라운드 베스크 골에도 선정됐다. 이강인은 무려 65%의 득표율로 라파 미르·알렉스·센테예스·페란토레스를 따돌렸다. 이강인은 헤타페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70m를 질주한 뒤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던 손흥민의 번리전 골이 연상되는 환상골이었다. 이강인의 라운드 베스트골 수상은 한국 선수 중 최초다.
또 이강인은 4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마르코 아센시오(레알 마드리드)·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누사이리·아말라흐가 이강인과 함께 후보로 선정됐다. 한국 선수가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오른 것도 이강인이 처음이다.
이강인도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김민재처럼 타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클럽으로 알려졌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포기했다는데,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1,700만유로(약 250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지닌 이강인을 노린다”며 “한국 최고의 두 선수를 보유하고 싶어한다”는 기사가 흥미를 더한다.
영국 풋볼캐스트는 “이강인이 손흥민의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강인은 가능성이 많다. 올 여름 영입할 경우 훌륭한 성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팀 토크 역시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영입 대상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강인이 감독 없이도 영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과연 손흥민과 이강인이 토트넘에서 함께 뛰는 걸 볼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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