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국민을 먼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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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는 국민을 먼저 생각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4.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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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일제식민지 시절 한 군수의 미담이다. 공직자라면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는 일인가를 잘 파악해 공무를 집행해야 한다.
일본식민지 시절 경찰간부와 시도지사는 일본인이, 시장군수는 친일 조선인이었다. 그때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일본이 시행하는 고시에 합격한 윤길중이 나이 스물세 살에 조선총독부로부터 전남 강진군 군수발령을 받았다. 발령을 받은 그해 가을 꿀 반병으로 강진군 농지세를 대신했다는 미담이 전해지고 있다. 당시 강진 군민들은 새로 부임할 윤길중 군수가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일본고시에 합격한 어린 나이라는 점에 걱정이 적지 않았다.

그가 군수로 부임을 하고 얼마 뒤 가을이 돼 농지세 징수를 하게 됐다. 전라남도로부터 농지세 부과할당량과 징수에 대한 지시가 하달됐다. 그 시대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 농지세를 납부하고 식량이 부족 춘궁기를 보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춘궁기엔 남녀노소가 산과 들로 나아가 나물이며 나무껍질을 벗겨 배를 채워가며 근근이 여름을 넘겼다. 조선인들 삶이 그런데도 일본 조선총독부는 일본군 군량미 확보를 위해 수확량 대부분을 농지세로 징수했다. 징수과정에 일본인 경찰까지 동원 강제징수를 했다.
그 시절 전라남도 강진에서 윤 군수는 농지세 징수에 대해 소극적이었다. 담당과장이 징수계획을 세워 결제를 올려도 결재를 미룰 뿐만 아니라 징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징수실적이 저조하자 상급기관인 전라남도로부터 독촉을 받았다. 그런데도 소극적이었다. 도내에서 징수실적이 최하위였다. 그러자 도지사가 군수를 호출했다. 호출을 받고 도 출장을 가기 전날 담당과장을 시켜 도지사에게 선물할 벌꿀을 준비하도록 했다. 당시는 벌꿀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담당과장이 2리터병에 꿀을 준비 군수에게 전했다. 군수가 과장에게 되돌려주며 절반을 덜어 반병만 담아 오라고 했다. 과장은 영문도 모르고 시킨대로 했다. 군수는 꿀 반병을 가지고 도지사를 방문했다. “도지사님께 선물하려고 준비해 온 벌꿀입니다. 이 벌꿀은 노환으로 계신 저의 부모님을 위해 제가 기른 벌통에서 채취한 것입니다. 금년 여름 가뭄으로 꽃이 좋지 않아 벌통에 꿀이 별로 없어 한 병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벌도 꽃이 없는 추운 겨울에 꿀을 먹고 살아야 내년에 또 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벌이 굶어 죽지 않을 만큼 꿀을 벌통에 남겨놓고 채취했습니다. 그래서 한 병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군수 말을 듣고 있던 일본인 도지사가 벌꿀 반병을 가지고 온 군수가 한 말 그 의미를 알고 군수 등을 다독이며 “당신이야 말로 명군수다.” 그리고 되래 칭찬을 했다는 그래서 강진군민은 그해 농지세 납부를 걱정하지 않고 또 춘궁기를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어느 시대나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는 맡은바 소임을 충실히 실천하되 어떻게 해야 국민을 편하게, 보다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적합한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은 맡은바 일을 막론하고 윤길중 군수와 같은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특히 근세에 한국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과 호전적인 집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들 틈새에 낀 지리적으로 최악조건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국내 정치인들의 지나친 편 가르기로 정치성향간, 지역 간,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이 심화 돼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부패한 집단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위정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없이 중요하다. 위정자들 준법정신은 물론 정의를 그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것 떠올리며 보다 훌륭한 국회의원이 돼 줄 것을 바란다. 
바른 정치로 한국의 밝은 미래를 위한 확고한 틀을 세워 주기 바란다. 위정자들은 국민을 사랑하는 것이 곧 국가를 위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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