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추락하는데 국회는 지원법 뭉개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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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추락하는데 국회는 지원법 뭉개고 있을 건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2.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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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국 반도체가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SK하이닉스도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이 본격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시장을 선점하려는 주요국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반도체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천986억원, 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영업손실률 22%)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으로 어닝쇼크다. 전날 삼성전자도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의 반도체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9%나 감소했다.
두 회사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나빠진 영향이 가장 크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기업들의 서버 투자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올해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6%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반토막 난 게 원인이다. 반도체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한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업황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 차원의 지원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반도체 산업은 경제를 넘어 안보 차원의 이슈로 부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쟁자들이 앞다퉈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공급망을 재정비하고 있다. 수출 규제, 보조금, 세액공제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경제 버팀목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극복해야 한다. 답답한 것은 반도체 관련 지원과 투자 확대 관련 정책들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 반도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법안을 냈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 한번 안 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는 조세특례제한법 등 투자 촉진을 위한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해 더 힘을 쓰고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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