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지사 "냉철한 머리, 따뜻한 가슴으로 일하는 착한 정치인 되고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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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지사 "냉철한 머리, 따뜻한 가슴으로 일하는 착한 정치인 되고자 노력"
  • 김현표 기자
  • 승인 2022.06.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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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머리로 일하는 유능한 행정가이자, 따뜻한 가슴으로 일하는 착한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지난 4월 송하진 지사가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발표한 기자회견문 중 한 대목이다.
경제학자 마샬(Alfred Marshall)이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가슴(cool head but warm heart)’이란 말을 평소 좋아했던 송하진 도지사는 16년이라는 정치 생활 동안 실용주의에 기반한 따뜻한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했다.

송 지사의 꿈과 목표는 전북발전이었다. 제조업 기반이 부족한 전북에선 기업의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데에 그는 주목했다.
이뤄지지 않을 헛된 공약이나 공허한 협약을 남발하기보다는 일단 지역이 잘하는 일, 그리고 앞으로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송하진 지사가 생각한 내발적 발전은 지역의 역량을 극대화해 자립기반을 만드는 일을 넘어 이를 바탕으로 외부의 투자와 유치, 즉 외생적 발전까지도 추동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전주시장 시절 추진한 전주한옥마을 명소화 사업과 탄소산업은 송하진 표 ‘내발적 발전’의 출발점이 됐고 도지사 송하진을 만든 동력이 됐다.
그는 전주한옥마을과 한스타일 사업을 통해 전주시를 연간 관광객 천만 명이 찾는 관광도시로 바꿔놓았고, 일본이 점유한 탄소섬유 시장을 효성과 손잡고 개척해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탄소산업은 지역에서 시작한 산업이 국가전략산업에까지 이른 유일무이한 사례로 송 지사는 지금의 탄소산업 생태계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전주시장 시절 탄소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송 지사는 도지사 취임 이후 탄소소재법 제정을 주도해 국가 주도 탄소산업 육성 계기를 마련했고, 법 개정을 통해 탄소산업의 총괄 거점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전북에 안착시켰다.
전북이 잘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 외부의 지원과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송지사의 비전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새만금 개발에 구체성과 속도를 더한 것도 송 지사의 공이 컸다.
50년 숙원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확정해 공항오지 전북의 역사를 종식하게 되고, 항만과 철도, 도로 등 이른바 교통 트라이포트(Tri-Port)를 구축해 내부개발의 동력을 마련한 점은 특히 큰 업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새만금 개발공사 설립과 새만금 개발청 군산 이전으로 새만금 개발을 주도할 행정체제를 정립하고, 군산, 김제, 부안이 참여하는 새만금 권역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상생합의안 도출 등 갈등 해결의 장을 꾸린 점도 중요한 성과다.
환경생태용지 2단계 사업 추진,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등 내부개발이 본격화되고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되면서 SK컨소시엄 2조 원 투자와 GS글로벌 새만금 특장차센터 구축 등 대기업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농업의 변신도 송 지사의 목표였다.
농민이 농정의 주체가 되는 삼락농정위원회를 출범시켰고 협치를 통해 전국 광역 지자체 최초로 농민공익수당을 지급, 전국 최초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시행했다.
전국 최초 그린 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사업에 선정됐고, 종자와 식품, 미생물·농기계·첨단농업 등을 연계한 아시아스마트농생명밸리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 최초로 김제스마트팜 혁신밸리와 식품전문산단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준공했다.

전북의 큰선비 유재 송기면 선생과 서예대가 강암 송성용 선생을 조부와 부친으로 둔 송 지사는 지역의 문화와 예술 융성에도 관심을 쏟았으며 산업화에도 노력했다.
전라감영복원, 동학농민혁명 황토현 전승일 국가기념일 제정, 곰소천일염업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등 문화유산의 정체성 확립과 함께 전라유학진흥원과 서예비엔날레전시관 건립 추진, 국립익산박물관과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전북학연구센터를 열어 문화기반시설을 확충했다.
전국 최초 전북투어패스 도입과 태권도원 개원,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과 전북산하 1000리길 조성도 송지사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사업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전주-완주 통합과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은 송하진 도지사가 정치 인생동안 가장 아쉬운 일로 꼽았다.
송 지사는 "전주-완주 행정통합은 지역 정치인들이 정말 전북발전이라는 목표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16년 정치인생에 대해 "도지사의 소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분께 고마움을 전한다"며 "정치인으로서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전북인 송하진이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전북의 매래와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퇴임 후 전주에 거처를 마련해 개인의 삶이 주가 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전북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계획을 전했다.

한편, 40년을 전북을 위해 일해 온 송하진 도지사의 퇴임식은 오는 29일 도청에서 소박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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