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포기 2030 느는데 정부는 청년고용개선 생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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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포기 2030 느는데 정부는 청년고용개선 생색만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1.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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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지난해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구직 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 단념자는 취업을 하고 싶지만 일거리가 없을 것 같거나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구직활동을 쉬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13만명에 육박했다. 이 중 절반은 2030세대였다. 청년들의 반복되는 취업 실패가 취업 포기로 이어지고 구직 단념자가 늘어나는 결과를 부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15~29세 청년 취업자 수가 11만5000명 증가했다”며 생색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 발표처럼 청년 고용지표가 개선됐다고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 청년 취업자 수가 18만3000명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고용 회복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년층 실질적 체감 실업률(확장 실업률)은 지난해 말 기준 19.6%로 여전히 높다. 청년층 종사상 지위별 증감을 봐도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 임시직이 전년 대비 6만5000명이나 늘었다. 일자리가 증가하긴 했지만 사실상 고용의 질은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청년들이 당장 구직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대부분 구직 기간을 늘려서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지난 24일 발표한 ‘취업인식 조사’에서도 청년 구직자 절반 이상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취업을 희망했다. 청년들에게 절실한 것은 단순한 일자리 늘리기보다 안정된 일자리 제공인 셈이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지금처럼 반기업 정책으로 기업의 ‘탈한국’ 러시가 이어지면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구직난을 겪는 청년층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칭’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일자리 미스매칭이 고착화하면 청년 고용 악화로 경제의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초래된다.
이제라도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일자리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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