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천 벚꽃길,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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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천 벚꽃길,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 박래윤 기자
  • 승인 2011.03.18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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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이면 전국 각지의 상춘객들이 즐겨 찾는 정읍천 벚꽃 길은 전국 벚꽃 명소 중에서도 손꼽힌다.

그 아름다움에 반한 시인은 노래했다.

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한 흰 꽃팝 튀겨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 갈 일이다.


內藏寺 가는 벚꽃 길; 어쩌다 한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 황지우 / 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중

호남고속도로 정읍 나들목부터 내장산까지 16km에 걸쳐 이어지는 정읍천 벚꽃 길에는 40여년생 1천800그루의 벚나무가 매년 4월초를 전후로 화사한 자태를 자랑한다.

특히, 정읍천을 따라 조성된 5km의 벚꽃터널 구간은 40여년생 벚나무에서 일제히 팝콘처럼 펑펑 터지는 왕벚꽃의 꽃봉오리가 크고 탐스러운데다 자태가 화사하면서도 은은해 전국 상춘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올해는 평년보다는 4일, 지난해보다는 1일 정도 빠른 5일경 첫 봉오리를 터뜨려 12일경 절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맑고 투명한 봄 햇살 속에서 보는 벚꽃도 좋고, 바람에 흩날리는 분홍빛 꽃잎을 바라보고 있자면 분홍빛 꿈속을 헤매는 것 같다.

저녁에 조명 속에서 보는 벚꽃은 또 어떤가?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자박 자박 걸으면 이내 몽환적인 그림 속 배경이 된다.

이렇듯 아름다운 벚꽃을 배경으로 매년 개화기에 맞춰 정읍천변에 개장됐던 풍물시장은 올해는 구제역 장기화 및 AI 발생 우려와 정읍천 생태하천 조성 공사 등에 따라 운영되지 않는다.


대신 개화기간, 우회도로 차량을 통제할 예정이어서 차 없는 거리에서 마음껏 벚꽃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읍사국악단의 흥겨운 국악공연을 비롯 지역문화예술단체들이 참여하는 각종 문화공연도 펼쳐질 예정이어서 한결 풍성한 정읍천의 봄이 기대된다.

“깊어가는 정읍의 봄, 아름다워라!”

정읍천 벚 꽃길 말고도 정읍의 봄은 곳곳이 절경이다.

우선 사계절이 아름다운 내장산의 봄 숲도 좋다.

내장산의 봄은 화사하다. 산 곳곳에 안개처럼 피어있는 산벚꽃들, 붉게 피어난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는 물론이거니와 당당한 아름드리 나무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두 빛 아름다움은 자연이 빚어내는 색(色)의 잔치다.

포근한 햇살을 등지고 그 안에서 마냥 걷는 것만으로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호수와 나지막한 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마주하며 달리는 산내면 옥정호 드라이브 길도 깊어가는 봄을 즐기기에는 제격이다.


맑고 투명한 옥정호의 수면 위로 쏟아지는 봄 햇살, 호수와 나란히 달리며 정겹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나지막한 산들이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휴식을 준다.

더러 늙은 농부가 워낭을 목에 건 늙은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정경도 볼 수 있다.

산채정식, 매운탕 등 입맛 부르는 먹거리들

나들이에서 먹는 즐거움이 빠져서는 안되는 법.

질펀한 봄 구경에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에는 무엇보다 내장산에서 나는 온갖 산나물들의 신선함을 즐길 수 있는 산채정식이 좋다.

“전국 어디를 가 봐도 내장산 산채정식만한 게 없다”는 말처럼 내장산에서 먹는 산채정식은 가짓수에서나 맛에서나 전국 최고의 명성에 걸맞다.

가격 면에서 산채정식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산채비빔밥도 좋다.

최근 한우특화명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산외 한우마을에 들러 한우를 맛봐도 좋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여럿이서 맛좋은 한우를 즐기기에는 강력 추천할 만 한 코스다.

한우마을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옥정호숫가의 민물매운탕도 봄철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구절초 공원 입구, 산내면사무소가 있는 능교 2리는 매운탕 명소로 꼽힌다.

이곳 소박한 식당들은 예전부터 민물매운탕으로 유명세를 탓던 곳이다. 두충나무, 감초, 엄나무, 갈근 등 한약재가 들어간 붕어찜과 매운탕은 칼칼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박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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