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꼭 말로 .." 새새명 주고 잠든 언어장애인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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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꼭 말로 .." 새새명 주고 잠든 언어장애인의 감동
  • 투데이안
  • 승인 2009.06.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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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애 4급인 50대 남성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전북 김제에서 농사를 지으면 어렵게 가족을 부양하던 이영진씨(57)와 그의 가족들에게 예기치 못했던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 10일.

생계를 잇기 위해 참여한 공공근로 도중 이씨는 간식으로 나온 삶은 계란을 먹다 목에 걸려 호흡이 정지됐고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다.

이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소생하지 못한 채 전북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결국 지난 20일 오후 3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씨가 뇌사판정을 받자 이씨의 부인과 자녀들은 장기기증에 동의, 신장병과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고귀한 새 생명을 안겨줬다.

이씨의 신장 1개와 간은 전북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에게 이식됐고, 남은 신장은 원광대병원에서 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현재 회복을 위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장기기증으로 다시 태어난 이씨는 어려운 경제 형편과 개인 사정에도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다.

젊은 사람이 없는 농촌에서 그나마 젊은 편에 속했던 이씨는 동네 궂은일을 도맡아 해오며, 공공근로와 농사일로 번 적은 돈으로 근검절약하며 가족을 보살펴 온 가장이었다.

이씨의 부인은 "남편이 지난 10년 간 가족들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한 것을 사랑이 담긴 일기장에 남긴 것을 보며 더욱 슬펐다"며 "말이 어눌해 평소 표현을 못했지만 가족, 이웃을 위하는 사람이었던 만큼 다른 사람에게 새 삶을 준 것을 크게 기뻐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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