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학술 세미나 군산대학교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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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학술 세미나 군산대학교에서 열려
  • 허정찬 기자
  • 승인 2020.10.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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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문화원이 주최하고 채만식학회가 주관하는 ‘작가 채만식 학술 세미나’가 지난 24일 군산시의 후원을 받아 군산대학교 황룡도서관 2층 콘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세미나는 ‘비대면’을 권유하는 상황을 고려해 참석자를 제한하는 대신, 유튜브로 중계했다.
학술대회 1부와 2부에서는 플랫폼이 다원화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소설과 극, 판소리와 영화라는 장르에 골고루 시선을 보내면서 활동했던 그의 모습이 부각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채만식학회 회장 우한용(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은 채만식의 장르 의식에 대해 논의했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대표작 “체르노빌의 목소리”, 2016년 역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의 사례를 들며 작품의 의도와 주제에 따라 장르를 달리했던 채만식의 창작 경향을 살펴보았다.
2부의 발표자 홍재범(건국대학교)은 채만식이 ‘심청전’을 희곡으로 여러 번 재창작한 사례를 들어 채만식의 희곡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설명했다. 희곡 창작 초기에는 충격적인 결말이 갑작스럽게 제시됐다면, 이후의 창작에서는 그러한 결말이 제시된 이유를 만들려 했던 노력이 눈에 띈다고 발표했다.
채만식학회 부회장 류보선(군산대학교)은 채만식의 친일과 반성 두 측면에서 작품을 분석했다. 그는 채만식의 갑작스러운 친일에 내포된 동요와 불안을 읽어낸 후,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작품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항일’한 작가들의 모범성을 충실히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부의 두번째 발표자 오창은(중앙대학교)은 ‘민족의 죄인’에 나타난 채만식의 ‘반성’이 얼마나 진정한 것인지 판단하기 전에, 그것이 ‘사실’과 ‘창작’ 사이에 있음을 깨닫고 자세히 읽는 일이 선행돼야 함을 여러 자료를 통해 검증했다.
채만식 학술대회에서 다룬 채만식의 ‘친일’은 그 문제가 ‘친일’과 ‘반성’,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사회’, 세 가지 서로 다르면서도 겹치는 지점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채만식을 기념하는 일이 작가의 ‘친일’을 추종하거나 무시하는 일과는 다르며, 도리어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에 특정 국가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윤리적 성숙도를 높이는 일과 관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작가 채만식 학술 세미나’는 유튜브(http://youtu.be/BhnICK1pW6A)의 ‘채만식학회’ 계정에서 11월 초에 편집된 풀버전으로 업로드되며, 발표 원고를 개정하고 보완해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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