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경호비상"가는 곳마다 전파 봉쇄"
상태바
北,김정일 경호비상"가는 곳마다 전파 봉쇄"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0.12.09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북도 국경지역을 시찰하는 동안 주변 일대에서 휴대전화 불통 사태가 잇따르는 등 그의 안전을 위해 방해전파를 쏘고 있는 것이 파악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이 함경북도 무산군을 방문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지난 4일 무산군에 있는 가족들과 평소 전화통화를 하던 탈북자 김철호(가명)씨는 며칠동안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없었다.

가족들과 연락이 닿은 김씨는 김 위원장이 무산광산을 찾았던 당시 무산군에서 중국 전화가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김정일이 무산군을 현지지도 하는 동안 일반 주민들은 그가 온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과거에는 김정일의 현지지도가 있다고 하면 당국이 주민들을 동원시켜 행사준비를 요란하게 시켰는데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회령시가 고향인 탈북자 박모씨도 "김정일이 회령시를 찾았던 지난 5일 가족들과 연락할 수 없었다"며 "나중에 가족들의 말을 들어보니 김정일 경호부대가 방해 전파를 쏴, 그 일대를 전화 불통 지역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연변지방의 무역업자들도 북한 무역업자들과 연락이 두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쌀과 공산품 등을 수입하고 있는 북한 무역업자들은 중국 전화기를 갖고 중국 무역업자들과 상시적으로 연락을 해왔지만 김 위원장의 현지 방문기간에는 이들과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중국 무역업자들은 김정일 경호부대가 전파방해 장비를 탑재한 특수차량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 일대에 방해 전파를 쏴 전화가 통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지 중국인들도 "김정일 방문 시기에 북한과 가까운 용정, 화룡 등 중국 쪽 국경지역에서도 전화기 신호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최근 북한 전역에 이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과 고려링크 간 합작으로 만들어진 손전화(휴대전화)가 개통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테러에 대비해 그가 가는 곳마다 전화통화를 할 수 없게 전파를 차단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4년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용천폭발사고'도 휴대전화로 정보유출이 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당국이 휴대전화에 대비한 새로운 경호대책을 세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함경북도 청진시에는 수천 대, 회령시에도 수십 대의 북한 휴대폰이 개통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김정일 경호부대에 나타난 이같은 변화는 후계자 김정은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을 수행하는 간부들에게 무선 마이크를 착용하게 하는 등 '아버지의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동은 "장군님(김정일)의 호위사업과 현지지도 보좌를 세심하게 했다"는 김정은의 위대성으로 선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RFA는 전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