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립유치원 사들여 국공립 전환해야
상태바
정부가 사립유치원 사들여 국공립 전환해야
  • 허성배
  • 승인 2019.03.12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 주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립유치원을 정부가 사들여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매입형 유치원’이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관악구 한 사립유치원을 59억9,000만 원에 매입해 공립으로 바꾼 서울 구암유치원이 지난 8일 개원했다고 밝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사태를 거치며 수요가 늘어난 공립유치원을 비교적 쉽게 확충할 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매입형 유치원은 유치원을 새로 건립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기존 건물ㆍ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개원 준비 기간도 짧다. 운영이 어려운 사립유치원에 퇴로를 마련해 준다는 의미도 있어 일거양득이다. 2021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목표를 내건 정부로서는 매입형 유치원 확대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사립유치원들의 호응도도 높아 올해 서울시교육청 공모에서 서울 전체 사립유치원의 8.4%인 51곳이 신청했다. 여타 지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단설 유치원보다 절반에 가까운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각 지역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의 국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취원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지난해 OECD 교육지표에서 만 3~5세 유아가 국공립시설에서 교육을 받는 비율은 한국이 21.2%로 OECD 평균(66.9%)보다 3배나 적다. 한유총이 사유재산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지나치게 높은 민간 의존도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공립유치원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사회적 요구인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지원 등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국공립유치원 1,080학급 증설 계획은 제대로 이행돼도 현재 25%인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28% 정도로 높아질 뿐이다. 중고교 수준의 국공립 유치원 확충은 국가적 과제고, 매입형 유치원은 효율적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뜻있는 인사들의 조언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