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자살·타살 가능성 모두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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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자살·타살 가능성 모두 낮아
  • 투데이안
  • 승인 2010.10.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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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0일 사망한 가운데 자살·타살 가능성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전 비서는 지난 1997년 2월 망명한 이후 북한의 체제를 연일 비판하는 등 북한의 '공적 1호'로 여겨져 왔으며 지난 3월께부터 암살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생명에 위협을 받아왔다.

실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김모씨 등 2명은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지시에 따라 황 전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 옌지와 동남아 국가를 거쳐 국내에 입국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서울중앙지법은 10일 김씨 등에게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한 판결을 확정했다.

특히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되면서 북한이 그의 목숨을 노린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일단 검안 결과 등을 토대로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병정 서울 강남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9시30분께 황 전 비서가 자택 침실 내 욕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사망원인에 대해 수사중"이라며 "검안 결과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 전 비서는 이날 오전 평소와 마찬가지로 반신욕을 즐겼다. 다만 오전 9시께 2층 거실에 나와 있지 않은 점이 평소와 달랐다.

이에 안전가옥 내에 같이 있던 신변보호팀이 방문을 2번 두드렸고 그래도 인기척이 없자 비상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황 전 비서는 욕조에 반쯤 찬 물 안에 앉은 채 숨져 있었다. 발견 당시 물은 따뜻했고 황 전 비서가 알몸인 상태였던 점은 반신욕을 하던 중 숨졌음을 나타냈다.

황 전 비서가 고령으로 최근 기력이 많이 약해졌으며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지인들의 전언도 있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황 전 비서는 전날 통상적으로 일과를 마치고 들어왔고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평소와 같이 생활했다"며 "특별한 이상징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경찰청 현장감식팀과 검시관, 강남서 감식팀, 중앙지검 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과장, 서울대 법의학 교수 등의 합동 검안 결과 외견상 외력에 의한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황 전 비서의 안전가옥은 주택 내외에 철창과 CCTV 등이 설치돼 있고 담이 높아 침입이 어려우며 신변보호팀이 항상 옆을 지키고 있는 등 '철통'과 같은 경비가 이뤄져 왔다.

경찰 관계자는 "주택 내외로 보안이 잘 돼 있고 가옥 내에는 신변보호팀이 같이 있다"며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최초 발견자와 근무자를 상대로 수사하고 자택 인근 CCTV 자료 등을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황 전 비서의 자살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서장은 "검안 결과 등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이 워낙 관심이 많고 중요한 사안이라 부검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정확한 사인이 나오는대로 결과를 브리핑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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