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사당에는 지하 벙커와 연결된 통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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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사당에는 지하 벙커와 연결된 통로가 있다?
  • 투데이안
  • 승인 2010.10.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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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있는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에는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숨겨진 장소가 있다. 본청 의사당을 중심으로 오른쪽 의원회관과 왼쪽 도서관을 연결하는 지하 통로다.

약 20년 전 국회 도서관이 신축되던 해인 1984년 의사당과 함께 설치된 이 지하 통로는 T자형 구도로 이뤄져 중국 한나라의 천문점성사상에서 유래된 불사 건축방식과도 유사한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하 통로의 전체 길이는 460m로 약 지상 150층 건물 높이와 버금간다.

비교적 큰 규모의 통로가 지하라는 곳에 위치하다보니 온갖 소문들이 무성하다. '지하 통로가 한강 밑을 지나 용산까지 연결된다'는 설, '통로를 지나면 지하 벙커가 나온다'는 설 등이 들린다.

이 지하 통로는 비상 시 대피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설치됐으나, 국회에 상주하는 의원들과 직원들이 비가 올 때, 덥거나 혹은 추울 때 외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편리하게 이동하려 할 경우 이 통로를 애용한다.

통로 바닥에는 마치 시상식장의 '레드 카펫'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 쿠션 매트가 깔려져 있다. 채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자칫 어둡고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단점을 해소하기라도 하듯 양 벽면에 설치된 레일에는 그림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18대 후반기 국회가 들어서면서 한나라당 정의화 부의장이 기증한 사진 작품을 비롯해 역대 국회의장, 국회의원들이 쓴 서예 작품이 통로에 전시돼 있다. 특히 평소 사진 찍기를 즐겨하는 정 부의장은 이번에 자신이 직접 찍은 '환희'와 '고통'이라는 작품 두 점을 기증했다.

한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국회에서 개최하는 사진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들이나 사진동호회 사람들이 기증한 작품들을 이 통로에 걸어둔다"며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작품을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내 모든 건물과 시설들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것과 달리 이곳 만큼은 유일하게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다. 오전 6시~오후 8시까지의 개방 시간 동안 국회 방호원이 통로 출입구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국회의원과 직원들만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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