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이후 민주당은?…… 손학규 대선행보에 탄력붙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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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이후 민주당은?…… 손학규 대선행보에 탄력붙을 듯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0.10.0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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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3일 전당대회를 통해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손학규·정세균·정동영 등 이른바 '빅3' 간의 치열한 접전 끝에 '잃어버린 600만표 회복'을 슬로건으로 내건 손 신임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3선 의원을 지낸 손 대표는 두 차례나 야당 대표를 맡게 되는 흔치않은 기록도 세우게 됐다.

그에게는 한나라당 출신이란 점때문에 전당대회 기간 동안 줄곧 정통성을 갖지 못했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지만 당 쇄신과 차기 대선 승리라는 목표를 내세운게 주효, 당심을 얻게 된 것이다.

특히 비호남 출신임에도 유력 후보들의 탄탄한 조직력을 극복, 2008년에 이어 또 다시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손 대표도 이날 대표 선출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마음이 반영됐다고 본다. 정권 교체의 의지를 가지라는 요구이고, 명령이라고 본다"며 국민 여론과 지역 여론, 당원들의 여론이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같은 전당대회 결과는 민주당 내에서 손 대표의 입지를 다지게 됨으로써 2012년 대선을 겨냥한 그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물론 당내 주류로 꼽히면서 사당화 등의 비판을 받아온 정세균 전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손 대표가 앞서 민주당 대표시절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이끈 능력과 함께 지난 2년간 춘천에서 칩거하면서도 선거 등 중요한 순간에 전폭적으로 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한 점 등도 당원들의 신뢰를 확보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손학규호'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저지하면서 국민들에게 각인된 무기력한 야당이라는 비판을 일신하고 '힘있는 제1야당'으로 일어서야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차기 대선까지 남은 2년여간 당 지지율 확보와 함께 민주당이 경쟁력 있는 차기 대선주자를 내세울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당내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숙제다. 당내에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과의 관계를 어떻게 모색해 가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두 명의 정 최고위원은 각각 2·3위를 차지하면서 입김이 약해질 수도 있지만,'빅3'간에 적절한 경쟁과 화합을 통해 당의 분위기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거대 여당과 맞서 분열돼있는 진보세력을 통합할 수 있는 동력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도 손 대표의 과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손 대표가 최근 강조해온 '세종대왕식' 진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한글을 만드는 등 서민들의 입장에서 진보를 실천한 세종대왕을 '진보의 모델'로 제시하고 "진보는 결코 구호만으로는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이 국민들을 위해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진보세력의 희망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잘 못하는 바람에) 만들어준 것"이라며 민주당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자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손 대표가 '강한 민주당' 건설과 진보세력의 통합에 성과를 얻어내게 된다면 수권정당을 표방해온 민주당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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