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金 후예 김무성-박지원, 협상력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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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金 후예 김무성-박지원, 협상력 눈에 띄네
  • 투데이안
  • 승인 2010.10.0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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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박희태,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적자 김무성,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 박지원이 국회 분위기를 확 바꿨다. 물고 뜯고 싸우던 삭막한 국회에 갑작스레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전반기 여야의 공격형 원내대표들이 포진돼 미디어법, 4대강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전쟁터를 방불하는 전투가 벌어졌던 국회는 후반기 들어 박희태 국회의장,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포진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를 타고 있다.

국회 후반기에는 세종시 수정안과 집시법(집회 및 시위법), 4대강,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으로 여야간의 격전이 예상됐지만 두 원내대표는 탁월한 당 장악력과 협상력으로 큰 파열음 없는 원내 운영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랜 기간 YS와 DJ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정치를 배운 수제자들이다. 이 때문인지 이들의 정치 스타일도 YS와 DJ를 꼭 닮았다.

민주화추진협의회의 창립 멤버였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YS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선이 굵고 호방한 정치가 특징인 김 원내대표는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세심함, '정치는 타협'이라는 정치철학을 내세우는 유연함도 갖추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 후 민주당, 국민회의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 정책기획수석, 정책특보를 맡은 DJ의 최측근이다. DJ로부터 배운 오차 없는 치밀한 정치를 구사한다.

3김(金)시대부터 전 대통령들 밑에서 일하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탁월한 당 장악력과 협상력을 자랑한다. YS와 DJ는 불꽃 튀는 정치 라이벌이었지만 김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오랜 기간 알고 지내며 '형님', '동생' 하는 친한 사이다.

여기에 국회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로 불리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가세했다. 박 의장은 검사장 출신의 6선 국회의원으로 정치 원로 중의 원로다.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 앉아 있으나 조는 듯한 매, 병이 든듯 걸어가는 호랑이)이라는 좌우명을 가진 그는 인간적 온기를 지닌 정치인으로 평가 받는다. 이 때문에 박 의장에게는 적이 없다.

하지만 그는 취임 직후 "노마지지(老馬之智, 늙은 말의 지혜)를 발휘하겠다"며 "나는 20대부터 법관을 한 사람으로, 유해 보이지만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해, 의회 폭력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오랜 기간 함께 정치를 해온 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각종 공식석상과 인터뷰 등에서 친분을 과시했고, 실제로도 친한 사이다. 전화통화와 만남을 자주 하며 각종 정치사안에 대한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야의 두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이 모두 상당한 정치경력을 가진 정치인들이라 국회 전반기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며 "특히 무게감 있는 양당 원내대표가 당을 장악하며 '협상과 타협, 소통의 정치'를 내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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