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010학년도 고교 입시부터 학사운영 등에서 자율권을 갖는 자율형사립고 13곳과 2011학년도에 추가로 지정되는 자율고 5곳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서대문구 이대부고와 강북구 신일고, 한대부고(성동구), 중앙고 동성고(종로구), 이화여고(중구), 숭문고(마포구), 경희고(동대문구), 중동고(강남구), 배재고(강동구), 세화고(서초구), 한가람고(양천고), 우신고(구로구) 등 13개 학교가 내년부터 자율고로 전환된다.
2011년도에는 대성고(은평구), 대광고(동대문구), 현대고(강남구), 보인고(송파구), 경문고(동작구) 등 5개 학교가 추가로 지정된다.
다만, 시교육청은 내년에 추가로 지정되는 보인고와 대광고, 대성고 등의 학교는 앞으로 1년간 자율고 전환시 필요한 법인전입금 5%를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또 2011학년도 자율고 지정심사를 완료할 때까지 법정전임금 5% 기준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지정을 취소할 계획이다.
이번에 지정된 자율고는 지난 5월29일까지 자율고 전환 신청을 접수한 32개교 가운데 신청을 철회한 8개교를 제외한 25개교를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다.
시교육청은 이들 가운데 자율고 전환시 필요한 법인전입금 5% 충족 여부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자치구당 1개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011학년도 추가지정 학교는 올해 선정되지 못한 학교 가운데 재정여건이 양호한 학교를 지역안배(자치구당 2개) 차원에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자율고 중 남학생만 뽑는 학교는 9곳, 여학생을 모집하는 학교는 1곳, 남녀공학은 3곳으로 남학생 모집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대해 김경회 부교육감은 "여학교에서 전환 신청한 곳이 적었다"면서 "지역 안배를 중점 고려했지만 신청하지 않아 지정되지 않은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자율고 선발인원은 모두 4935명이며 학교별로 정원의 80% 이하는 일반전형, 나머지 20%는 사회적배려자 전형으로 뽑는다. 지원은 서울시내 거주자만 가능하다.
일반전형은 각 학교가 내신 평균석차백분률 50~100% 사이에서 결정해 지원자를 받은 뒤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며, 사회적배려자 전형은 학교별로 자율 결정하되 지필고사와 교과지식을 묻는 면접은 금지하기로 했다.
자율고는 현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0 프로젝트'에 따라 추진되는 고교로,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대신 학교운영의 자율권을 갖는다.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의 50% 이상만 운영하면 되며, 나머지 교과 과정은 학교 자율로 편성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번에 선정된 경희고의 경우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에서 집중 이수제를 도입하고, 정규 교육과정에 서 태권도를 가르친다.
또 동성고는 AP교과목과 예비신학생 과정을 운영하고, 이화여고와 중동고, 한가람고 등에서는 무학년제 를 도입하는 등 학교별 특성에 맞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등록금은 일반계고의 2.5~3배 수준이며, 학교운영 성과 등을 5년마다 심사를 통해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교과부는 올해 서울지역 자율고 15곳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30곳을 우선 지정한 뒤, 2011년까지 모두 100곳을 자율고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율고 전환 신청 마감 결과 전국적으로 39개교만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서울지역에서 13개교가 자율고로 전환되면서 나머지 지역에서 신청한 학교가 모두 자율고로 전환돼도 정부가 정한 목표(30곳)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이날 오전 자율고 지정 결과 발표에 맞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분리 특권교육을 우리 공교육에 끌어들였다"면서 "지척에 학교를 돈 많은 아이에게 양보하고 먼 거리로 돌아 통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자율편성, 운영은 결국 입시과목에 몰리는 결과로 나타나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며 "교육에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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