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에 땅콩만 위험한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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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에 땅콩만 위험한건 아니다...
  • 정은애
  • 승인 2014.12.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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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소방서 격포119안전센터장 정은애

우리나라에서 땅콩은 볶아서도 먹고 삶아서도 먹고 조려서도 먹는 겨울철 간식으로 별미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유익한건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알러지로 인해 건강상 위험하기도 하고 근자에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전 세계적 언론의 관심을 끈 ‘너츠’이기도 하다.

최근 모 재벌가 오너의 일원이자 부사장께서 승무원이 견과류를 물어보지 않고 가져다주었다는 이유로 항공기를 리턴 시키는 초유의 일이 생겼는데 앞으로 높은 사람들은 땅콩 트라우마가 생겨 조심해서 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이 겨울에 조심할게 땅콩만은 아니다.

혹한은 없을 거라는 일기예보가 나왔지만 12월초부터 시작된 기습적인 폭설과 강풍 등으로 인해 시설물 피해와 생활 안전 위험도가 더 높아 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 화재 발생 위험이 여전히 높다.

최근 4년간 화재발생 통계를 보면 1년 중 겨울철(11월~ 이듬해 2월)에 38% 발생했고 발생장소로는 단독주택이 가장 많다.

전북 소방본부에서는 겨울철 화재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형화재 취약대상 소방 특별조사를 실시함과 함께 주택에 최소한의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설치 및 안내를 하고 있다.

또한 업소들은 대형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비상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의 재난상황은 화재 뿐 아니라 테러나 시설물의 대형화로 인한 붕괴 위험까지 예전과 달리 규모와 원인 면에서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방범을 이유로 비상구를 잠가 놓는다든가 비상구 앞에 물건을 쌓아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위들은 만약의 경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여러 사람의 목숨을 잃게 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보통 사람들은 화재가 발생하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쉬운 말로 재난을 당하면 평소보다 IQ가 30 정도 낮아진다고 말하는데 이 때문에 비상벨이 울려도 평소 침착하던 사람이 멍하니 가만히 있거나 우왕좌왕 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2001년 9.11테러사건때  CCTV를 통해 나중에 확인된 걸 보면 세계무역센터 내부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신속하게 사무실 밖으로 대피를 해야 하는데도 나오지 않고 실내에서 사소하고 불필요한 행동들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다.

참사를 당했던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의 뇌가 공포로 인해 얼어붙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건 마비된 뇌보다도 훈련을 통해 익숙해진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많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비상구로 탈출해야 한다고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발적인 재난상황에서 비상구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대형 인명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소방차, 구급차가 출동할 경우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등을 켜며 긴급하게 출동하는데 앞에서 피양하지 않는다거나 평소에 본인의 편의만을 위해 소방통로에 불법주차 하는 행위등은 사법처리대상이 된다.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왔던 ‘모세의 기적’처럼 예전보다 많은 시민들이 긴급차량 통행에 대한 양보운전을 잘 해주고 있음에도 아직도 긴급출동이 언제까지나 남의 일인 양 피양 의무를 다하지 않는 시민들도 있다.

지금 사이렌을 울리고 출동하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나와 내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일이다.

유난히도 처참하고 가슴 아팠던 대형사고가 많았던 갑오년 올 한해였다. 이 겨울을 보내며 조심하고 지켜줘야 할 일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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