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박사의 권위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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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박사의 권위 의식
  • 허성배
  • 승인 2014.05.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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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라는 말은 우리나라 에서도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 시대에 많이 사용은 안 했지만 써. 왔다. 『박사』(博士)라는 학위가 위력을 나타내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꼭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박사』학위라는 의미는 학문의 깊이를 외관적으로 알려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박사』라는 호칭과 함께 권위의식이 더욱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현대인의 상면 대화 생활에서도 내관적으로 스며 있고 인간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척도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사실 박사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근래에 와서 박사 가족들이 갑자기 많이 불어난 것이다. 8.15전만 해도 손꼽을 정도의 박사뿐 이었는데 6 · 25 이후 외국에 유학하는 사람이 많아 지면서 박사 가족이 대 부대(2013년 2월 말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통계로는 박사학위 소지자 수가 19만 5천341 명)로 늘어났다.

  여기에 각 대학에서 주는 박사 가족들이 부쩍 늘어나서 요즘은 박사 학위가 없으면 대학가에서는 행세를 못 할 만큼 박사 학위의 권위 의식이 강해졌다. 『박사』란 박사학위를 받을 만한 철학적인 학문적 연구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일종의 학문 연구를 치하하는 대가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일부 박사학위의 소지자들을 보면 외관적인 권위의식을 타인에게 심으려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은 백지 한 장 차이라는 말을 우리는 흔히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박사와 박사가 아닌 일반의 무식한 사람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은 어떤 적은 부분 한점을 더욱 깊이 연구하여 자기 이론과 자기적인 학문의 작은 탑을 쌓았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대학사회는 이러한 연구의 탑에 대한 사회적 보답으로 박사학위를 준 것이며 더욱 깊이 연구해 달라고 부탁하는 무거운 짐을 지워주는 표상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일부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보면 아주 쉽게 얻은 분도 있다고 한다. 학문을 20년. 30년 동안 연구   해도 박사 학위를 못 얻는 분이 있는가 하면 잠깐 외국에 가서 얻어 오는 분들도 있다.

  예를 들면 1년 정도 외국에 가서 『깜짝 박사』가 되어 오는 분들을 본다. 또 몆 달 만에도 얻어온 분들도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5년 10년에 걸려서 따오는 학위를 수개월 또는 1년 만에 얻어온 박사들의 권위의식을 외관으로 나타내고 다니는 일부 학위 소지자들이 있다면 이야말로 부끄럽고 아름답지 못한 사실이다.

  학문연구란 단 시일 내에 완성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오랜 시간을. 아니. 일생을 두고 연구해도 참 자기 소리를 못한다는 것이 겸손과 학위 소지자들의 말이다. 또 비록 박사학위가 없어도 있는 사람보다 학문의 깊이를 가진 훌륭한 사람들도 있다. 박사학위가 있고 없고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며 학위를 가진 사람은 학문과 인격이 조화를 이루어 학자로서 빛을 얼마나 강하게 나타내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특히 짧은 시일 내에 얻은 박사학위가 정말로 권위 있는 학자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외국어란 쉬운 것이 결코 아니다. 자기 나라 말로 된 학문도 어려운데 수개월 1년 동안에 외국에서 학위를 따왔다는 사실 앞에는 무엇인가 의문점이 있는 것 같고 여기에 곧 수긍이 가지 않는다.

  학위의 권위의식 보다는 학문의 연구 실적이 더욱 중요하다. 요즘 대학생들의 대화 가운데에는 『× 박사』라는 단어까지 오고 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박사학위』권위 상실의 시대가 오지 않았나 하는 별로 밝지 않은 생각도 든다.

  우선 학문하는 학자들은 외관적인 권위의식 보다는 내면적인 『학자적인 양심』을 버려서는 안될 것 같다. 바야흐로 학문의 사회도 참 권위를 부르짖을 수 있는 참 박사들이 많은 시대로 전환 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허성배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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