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익주(翼州) 남쪽, 하양(河陽) 북쪽에 태행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이라는 두 개의 큰 산이 있었다. 이 두 산을 앞에 놓고 愚公(우공)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나이는 벌써 아흔에 가까웠고, 노인은 어디를 가야 할 때마다 두 산이 가로막아 멀리 돌아서 다녀야만 하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노인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길을 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우공과 아들, 손자는 지게에 흙을 지고 발해 바다에 갔다 버리고 돌아오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이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이제 멀지 않아 죽을 당신인데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합니까?” 하고 비웃자 “내가 죽으면 내 아들, 그가 죽으면 손자가 계속 할 것이오. 그동안 산은 깎여 나가겠지만 더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오”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 본 두 산을 지키던 산신령은 산을 허무는 인간의 노력이 끝없이 계속될까 겁이나 즉시 옥황상제에게 산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옥황상제는 두 산을 각각 멀리 삭동(朔東), 옹남(雍南)에 옮기도록 했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중국고사 이야기다.
또 무일푼으로 시작, 누구나 아는 대기업을 일궈낸 성공신화도 많다. 1981년 9월 자본금 1천만엔에 단2명의 사원을 데리고 허름한 창고에서 소프트뱅크를 설립한 손정의는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제국을 구축해 지금은 연매출 3조엔(43조)이 넘는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다.
가난 때문에 가출, 1937년 경일상회라는 미곡상에서 시작해 보유자산 15조의 슈퍼리치 가문을 일궈낸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등 많은 이들의 성공이야기가 우리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렇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작지만 쉬지 않고 기울이는 노력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행정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개인의 작은 생각의 변화가 행정의 작고 소소한 문제, 잘못된 관행과 제도,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제도와 절차, 나아가 불필요한 규제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개인의 작은 생각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습관과 관습을 바꾸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덕진구에서는 고정되고 정형화된 행정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창의역량을 모아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창조행정을 만들어 가기 위한 작은 변화를 시도 중이다.
먼저, 구청장부터 현장에 뛰어들어 민원의 소리를 직접 듣고, 체험하고 점검하여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점을 찾아 문제의 해결에 있어 제도상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다양한 고민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특히 전 직원이 매주 수요일 ‘현장 점검의 날’을 운영하면서 하천, 공원, 도로, 취약지 등을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정비를 완료해 작은 불편까지도 바로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덕진구 산하 15개 洞주민센터에서는 지난 2월부터 작더라도 시민에게 불편과 불만을 초래하는 행정관행과 절차,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부딪히는 소소한 문제 등에 대한 개선과제 15건을 선정·발굴한 바 있으며, 민원실과 홈페이지에 ‘제도개선 시민제안 접수창구’를 마련하는 등 시민의 소중한 의견도 직접 받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우리의 법과 제도, 그리고 행정의 변화는 급속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공이산’ 이야기나 성공신화를 이룬 기업가의 사례를 거울삼아 덕진구 행정의 작고 소소한 노력들이 내부조직 속에 큰 뿌리로 자리 잡아 쌓이고 쌓여 큰 산을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
/덕진구청장 이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