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민원에 몸살 앓는 119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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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민원에 몸살 앓는 119구조대
  • 유지선
  • 승인 2014.04.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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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구조, 벌집제거 등 비긴급민원 전체 출동 절반 가까이 차지

"거기 119죠? 저희 집 문이 잠겼는데 좀 열어주세요"
늘어나는 비긴급민원으로 인해 소방력이 낭비되고 있다.

위급상황과 재난에 대처해야 하는 소방서가 동물구조와 문 잠금장치 해제 같은 생활민원 업무를 처리하게 되면서 실제 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시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22일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생활민원으로 인한 비긴급 출동건수는 1만1340건으로 총 출동 건수 2만 6085건의 43.4%를 차지하고 있다.
허위신고로 인한 출동까지 더하면 생활민원으로 인한 출동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16일 익산시 낭산면 호암리에서는 "마을에 돌아다니는 개를 잡아달라"는 신고로 소방관들이 동물 포획에 나섰으며, 지난 21일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에서는 벌집을 제거해달라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했다.
소방대원들은 교통편이 좋지 않은 농촌의 경우, 노인들이 소방서 구급차를 택시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잦다고 증언한다.
외출준비를 마치고 위급상황이라고 신고를 한 뒤 구급차가 오면 시내까지 데려다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는 것.
소방서 구급차는 무료이고 편리하게 집까지 찾아오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개정된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단순 문 개방 요청, 단순 동물 처리·포획·구조, 주민생활 불편해소 등의 단순 민원은 구조출동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
특히 동물구조의 경우는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권고되지만 실제 일선 소방서에서 출동 신청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정말 긴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 내 이웃이 바로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이기심을 조금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자체처리 가능한 비긴급상황에 대한 119신고는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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