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양보로 안전한 교통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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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양보로 안전한 교통문화를
  • 이충현
  • 승인 2013.06.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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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운전을 막 시작할 때 오랜 미국생활을 한 교포분이 많은 조언을 해 줬다. 아침 등굣길에 스쿨버스를 만나면 필자로서는 사방에 꼼짝도 않고 멈춰서 있는 차들을 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아이들이 모두 버스에 오르고 출발을 해야 비로소 나머지 차들이 출발할 수 있었다. 지키지 않으면 벌금형에 해당되기 때문이지만, 한 번도 이를 어기는 경우를 본적도 없다.

물론 학교근처 저속운행도 등하교 시간에는 엄격히 지켜지고, 어길 때에는 벌금을 두 배로 부과한다. 보행자의 안전보호도 철저하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서 있으면 완전히 건너갈 때까지 무조건 기다린다. 반쯤 건넜을 때 휙휙 지나가는 일은 결코 없다. 곳곳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양보와 배려로 넘친다. 그래서 선진국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어느 정도 훈련된 운전매너를 발휘하고 싶었으나 양보하면 뒤에서 '삑삑'대고 천천히 가면 추월당하고 교통법규 지키면 바보 같고.

결국, 원래의 나로 돌아오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어린이집 차량 교통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미국의 교통안전의식을 떠올리곤 한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수기능(차가 멈추면 기다란 막대가 차 앞쪽으로 나오면서 아이들이 차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막는 장치)으로 무장한 차량에, 등·하교 때는 학교주변 교통신호등에 불이 들어와서 저속해야 함을 알리고, 경찰 오토바이가 매일 단속을 한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에다 무조건 지키는 시민의식까지 이보다 더 안전할 순 없을 듯하다.

합당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엄격한 원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도록 강력한 단속을 행한다면, 내 아이는 물론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이 교통사고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믿을만한 곳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도로에 나오면 먼저 기분을 좋게 하자. 그리고 나의 좋은 기분이 주위 차량에 전해질 수 있도록 운전예절을 지키자. 깜박이로 분명한 방향을 알려주고 전조등을 켜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다른 차량에 불편을 줬다면 바로 미안하다는 비상등을 보내준다든지 아니면 창을 열어 손이라도 흔들어 준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운전모습이겠는가. 운전자가 보이지 않지만 자동차 운전의 이미지로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운전예절의 습관이 아름다운 이미지로 몸에 밴다면 생활에 큰 활력이 되어 가정과 이웃, 직장, 사회생활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나겠는가. 내 차가 중요하고 내 목숨이 귀하면 남의 차와 남의 목숨도 귀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으면 한다. 도로에 나와서 남을 행복하게 하면 누구보다도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지금 당장 실천해 보자. 이에 함께 발달돼야 할 것은 우리의 준법정신과 남을 위한 배려감이 한층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충현 전주완산경찰서 서학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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