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화재, 남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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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화재, 남 일 아니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3.02.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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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저녁 서울 인사동 먹자골목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면서 큰 피해를 남겼다. 이번 화재는 마치 전쟁터 같았다. 불길이 치솟고 가스통이 큰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검은 연기는 주위를 뒤덮었으며 3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화재 진압을 하던 소방관들이 위험하기도 했다. 목조건물 밀집지대, 좁은 골목으로 이뤄진 인사동 거리는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결국 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마가 번져 건물 8채와 점포 19곳을 앙상한 철골만 남겨둔 채 잿더미로 만들었다. 다행히 1층에 식당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고, 다른 곳은 휴무일인 관계로 사람이 없어 일단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찰은 화재 원인에 대해서 누전 등과 같은 경우 및 방화 가능성, 인명피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현장감식 등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는 18일 인사동을 비롯한 전국 전통문화거리를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해 소방대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국의 목조건물 밀집지역에 대해 일제 화재예방 점검도 추진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후에 있을 화재를 미리 막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전북지역도 인사동 화재와 같은 일이 발생할 여지는 충분하다. 지역 전통시장의 경우에도 상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대부분 좁은 골목으로 이어져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사동과 같이 대형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있다. 건물이 집중돼 있는 만큼 전선줄이 얽혀있고 노후된 건물들도 있다. 이 같은 사정은 꼭 전통시장과 같은 곳만이 아니다. 상가와 주택가가 뒤섞인 곳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번 인사동 화재가 남긴 것은 우리 주변은 인화성 물질로 도배가 돼 있다. 건물에 붙어 있는 수많은 도시가스관, 상가에서 주로 많이 쓰는 LPG 가스통 등이 그것이다. 아직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꺼진 불도 다시 보자’란 말이 새삼 와 닿는다. 화재는 인재란 말이 있다. 그만큼 자연발화는 드물다. 불을 사용하는 인간의 무관심과 실수가 불러오는 재앙이란 말이 된다. 봄이 다가오는 해빙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화재의 경각심을 다시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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