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하게 만든 6·10항쟁 2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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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하게 만든 6·10항쟁 25주년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06.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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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이맘때 초여름의 대지는 민주주의 쟁취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연초에 발생한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조작 사실이 폭로된 데다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시위 도중 최루탄을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더욱이 전두환 정권이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차기 대통령을 사실상 ‘지명’하자 마침내 시민들의 분노는 거대한 용암처럼 분출했다. 결국 전두환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는 ‘6·29선언’으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6·10 민주항쟁은 한국 현대사의 큰 분수령이었다. 국민의 힘으로 서슬 퍼런 군사독재를 몰아내고 민주화의 서막을 알리는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전국적으로 연인원 500만 명 이상이 20여일동안 자발적으로 거리로 몰려나와 독재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역사적으로 군사독재를 종식시키고 국민 스스로 주인임을 자각했다는 점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많은 무고한 국민을 유린하고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국정을 운영했던, 정말 무서웠던 군사독재정권과 맞서 싸워 민주주의의 초석인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이 소중한 날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은 더욱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최루탄이 난무했던 시절. 툭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가 온갖 고초를 가하고 부정부패는 극에 달했다. 정권에 아부하고 잘 보이면 성공이 보장되지만, 정부 말에 토를 달면 패가망신은 기본이요, 완전 쫄딱 망하게 만들었던 정말 암울했던 그 시절.

그래도 대들었던 이들이 있었다. 모든 계층, 모든 연령층들이, 많은 시민들, 많은 국민들이 이에 맞서 대들었다. 독재하지 마라, 선량한 국민을 탄압하지 마라, 왜 때리냐, 왜 가두냐며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그 가운데에는 언제나 젊은이들이 있었다.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열렬히 외치던 이들이 바로 20대 젊은이들었다.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지독한 최루탄 가스에도 굴하지 않고, 팔과 다리를 부러뜨릴 만큼 가혹한 곤봉세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들고 또 대들었다. 언제나 그 대열 가장 앞에는 20대 젊은이들, 대학생들이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시절이 다시 올 수도 없을 것이고, 다시 있어서도 안 된다.
만약 이런 독재가 다시 온다면, 대한민국에 위기가 닥쳐온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일이 벌어진다면. 현재 우리 20대 젊은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비록 6.10 민주항쟁 때는 아니지만 그때 돌도 던져보고 맞기도 많이 맞아보고, 도망다니기도 많이 도망 다녀본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40대 아저씨가 지금의 20대 젊은이들은 과연 그런 용기를 갖고 있는 것인지, 불의에 맞서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을 것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요즈음 20대 젊은이들은 이런 사회적 문제에 너무도 무관심해 보이고, 때론 너무도 겁이 많은 듯 보이고, 늘 남이나 우리보다는 자신이 최우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또 참여의식이 너무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부모에 의존하고, 연예인들에 빠져 살고, 게임에 빠져 살고, 스포츠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술이나 유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사는 게 아닌가 싶어서다. 정치보다는 자신들의 놀이문화나 사랑놀이에만 너무 집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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