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지난 신문(한겨레ㆍ한국일보, 2026.9.22.)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이현경)는 9월 2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ㆍ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18년과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문상호(전 정보사령관) 징역 12년, 박안수(전 육군참모총장) 피고인에겐 징역 10년이 각각 선고됐다.
곽종근(전 육군특수전사령관) 피고인에겐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들 박안수ㆍ문상호ㆍ곽종근 피고인은 실형 선고로 보석이 취소되면서 다시 구속됐다. 재판부는 계엄을 ‘사전 모의된 내란’으로 규정하며, “군 장성들이 군의 사명과 의무, 정치적 중립성을 저버리고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피고인은 국회 봉쇄를 목적으로 병력을 동원하고, 국회의원들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낼 것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됐다. 이 피고인 측은 “통합방위사태에 대비한 정당한 출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대테러부대에 총기가 아닌 쇠지렛대 등의 무기를 가지고 출동시킨 건 통합방위법상 각종 사태를 염두에 둔 걸로 보기 어렵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피고인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통해 선관위 직원 체포 임무를 듣고 계엄 당일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한 혐의가 유죄였다. 곽 피고인은 국회와 선관위에 특전사 병력을 투입한 혐의가 유죄였다. 박 피고인은 계엄사령관으로서 위헌ㆍ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경찰청장에게 국회 봉쇄 지시를 하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계엄 선포 최소 두 달 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후 식사 자리에서 국회 상황 등을 이유로 들며 ‘비상대권’과 ‘비상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계엄 의지를 드러낸 사실을 지적하며, 이들이 대통령의 계엄 의지를 미리 인지한 것으로 보았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포고령을 발령하면 시행하려고 준비한 것”, “내란 실행에 관해 구체적 내용을 논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부는 여 피고인 메모를 내란의 사전 모의 정황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계엄 결심 시점을 비상계엄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한 바 있는데,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들 피고인들 형량은 사전 모의 과정에서 위법성을 인식한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박 피고인은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돼 계엄사령부를 총괄했으나, 윤 전 대통령 등과 사전 모의하거나 적극적으로 내란을 주도하지 않은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상대적으로 낮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사유다.
재판부는 군 장성들이었던 피고인들에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구형량보다는 8년에서 15년가량 낮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처벌받은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군 장성들 가운데 가장 낮은 징역 9년이 선고된 곽종근(전 육군특수전사령관) 피고인에 대해 재판부는 “수사 초기에 양심선언을 하고 자수서를 제출했다”며 내란특검법의 형 감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감경했다곤 하나 ‘대통령 잘못 만난 죄’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곽 피고인이 개인적으론 안타깝기도 하다. 거의 유일하게 양심선언을 한 군 장성이라서다.
법원은 내란에 가담한 군 현장 지휘관 등에 대해서도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2부(재판장 오창섭)는 8월 27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현태(전 육군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장) 징역 12년, 이상현(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 피고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현태 피고인 징역 12년 선고1’(전북연합신문, 2026.9.9.)에서 이미 자세히 이야기한 바 있다.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 군인들이 없어야 할 것이다. 앞의 한겨레 사설중 “군은 12ㆍ12 군사반란과 5ㆍ18 민주화운동 이후 최악의 군 관련 범죄인 이번 사태를 통렬한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군인의 충성 대상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일 뿐, 권력자 개인이 아니다”는 말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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