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악사고 예방 119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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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산악사고 예방 119와 함께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10.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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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소방서 구조구급팀장 김종수

 

역대 가장 길었던 열대야와 폭염도 추석을 지나며 꺾여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휴일 아침, 조금은 일찍 집을 나서 가까운 모악산을 향했다. 산의 초입인 진입로와 가까운 주차장엔 나름 부지런 떨던 나를 머쓱하게 하는 차량들로 가득하다. 아하!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덮지도 춥지도, 습도마저 높지 않은 기분 좋은 상쾌한 바람. 일상의 스트레스와 답답함을 벗어버릴 수 있는 야외 활동에 최상인 조건 중에도 위험은 곳곳에 존재한다. 지난 3년간(21~23년) 전북특별자치도의 산악사고는 연평균 666건이 발생하였고, 그중 가을철인 9월(91건)과 10월(85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에 오르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동행과 함께 지정된 등산로를 준수하며, 무리한 일정보다는 때때로 휴식을 갖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산행 준비물에 급격한 기온변화에 대비한 여벌 옷과 간단한 응급처치가 가능한 약품을 준비하도록 하자. 산악사고는 실족 등에 의한 그 자체로의 위험성도 크지만, 특수한 지형에 따른 접근성 제약과 시간의 지체는 적절한 구조와 응급처치 시기를 놓쳐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어 그 위험성이 가중된다. 버섯이나 약초 등 산에서 나는 부산물에 이끌려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는 행동은 자칫 치명적인 위험이 초래될 수 있고,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의 동행이 없는 혼자만의 행동은 자력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금지하여야 한다.
겨울의 동면을 위해 한껏 살찌운 가을의 독뱀 또한 충분히 위협이 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독뱀은 살모사 종류와 꽃뱀으로 불리는 유혈목이가 있으며, 이중 유혈목이는 독이 없는 뱀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살모사보다 훨씬 강한 독을 가졌고, 실제 1984년 일본에서 유혈목이에 물려 사망한 사례 이후 독뱀으로 분류되었다. 뱀들은 일반적으로 사람으로부터 먼저 회피하지만, 살모사 종류의 독뱀은 꼬리를 흔들며 경계하는 자세를 취하다 목표물이 가까운 거리에 도달하면 먼저 공격하는 등 사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특성을 가졌다. 독뱀에 물리면 혈관을 통해 독이 퍼지고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뇌출혈과 심장마비로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 
뱀물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등산화나 장화 등 목이 높고 바닥이 두꺼운 신발을 착용하고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는 지팡이 등을 이용해 뱀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에는 물린 상처 상방을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도록 하였으나 오히려 피부괴사를 유발할 수 있고, 특히, 입으로 독을 빨아내기 위한 행동은 잘못된 상식으로 절대 금지해야 한다. 머리 형태가 삼각형인 살모사 종류가 독뱀인 것은 맞지만 둥근 머리모양인 유혈목이 또한 독뱀이다. 우리나라의 독뱀은 외국의 독뱀에 비해 독성이 크지 않아 한해 동안 독뱀으로 인한 사망자는 5~6명에 불과하다. 과도한 두려움을 갖지 말고, 119 신고와 함께 빠른 시간 내에 해독제가 비치된 병원에 도착한다면 결코 생명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
사고는 방심에서 생겨난다.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전 충분하게 몸을 풀어주고, 여유로운 일정과 혼자보다는 동행과 함께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으며, 실족이나 독뱀 등에 물린 상황이라면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김제소방서는 모악산 등산로변의 눈에 잘 띄는 곳에 간이구급함 5개소를 설치하고 응급처치가 가능한 약품을 비치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활용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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